美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자살행위…이란 해군 전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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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원유 수송로 봉쇄’ 보복 위협에 경고
루비오 “대화할 준비 돼있다” 협상 제안도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워싱턴=AP/뉴시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워싱턴=AP/뉴시스
미국이 이란 핵시설 3곳을 공습한 가운데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이란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재차 협상을 제안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CBS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에 출연해 “이번 작전은 이란 국민을 겨냥한 것이 아니다. 정권 교체 시도도 아니며, 오직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의 상황 전개는 전적으로 이란의 선택에 달려 있다”며 “이란이 외교적인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 이는 이란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좋은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역시 외교적인 길을 선호하고 있으며, 공습 이전에도 이란이 핵 개발을 포기하도록 외교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이란이 ‘대화하자’고 연락해 온다면 미국은 바로 응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란이 다른 길을 택한다면 그에 따른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공습 직전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위원이자 강경파인 모센 레자이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국영 TV에 출연해 “미국이 전쟁에 개입한다면, 이란은 미군 기지를 타격하고 페르시아만(걸프만) 내 기뢰를 폭파할 것이며, 호르무즈 해협도 봉쇄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제사회는 이란의 대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친미 산유국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거나 해협을 봉쇄한다면 국제유가는 큰 폭으로 요동칠 수밖에 없다.

이란은 걸프만을 끼고 사우디, UAE, 카타르 등 산유국과 마주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만의 입구 역할을 하는 구역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세계 석유 수송량의 약 20%(한국 수입 석유의 약 70%)의 공급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한편 이란 프레스TV는 22일 의회가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를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최종 결정은 이란 최고 안보회의에서 내리게 된다.

루비오 장관은 이란이 실제로 해협을 봉쇄할 경우 미국의 군사 대응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의 선택지를 제한할 순 없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그러한 행동은 전 세계를 적으로 돌리는 자살 행위(suicidal)고, 미국뿐 아니라 중국 등 세계 경제에 훨씬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프랭크 맥켄지 전 미 중부사령부 사령관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를 설치할 능력은 있지만, 미군은 이를 제거할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다”며 “일시적으로 상업 활동에 타격을 줄 순 있어도, 결국 해협은 다시 열릴 것이며 그 과정에서 이란 해군은 전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또 “이란이 역내 국가를 공격할 경우 미국이 방어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그것이 바로 우리가 중동에 4만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여러 기지를 운영하는 이유”라며 “미국 국민과 이익을 반드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이 도발할 경우, 미국은 응징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응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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