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 패트리엇 자체 생산 승인…방공전략 전환점

6 days ago 7

사진=E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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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생산 라이선스를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의 탄도미사일 공습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장기적인 방공 능력과 자주국방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튀르키예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자체 생산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패트리엇을 만들 권리를 주겠다. 만드는 방법도 알려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 무기를 만드는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아직 제조사에는 통보하지 않았지만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패트리엇 방공체계에 사용되는 록히드마틴의 PAC-3 요격미사일은 러시아가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를 향해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핵심 전력이다.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의 재고 부족으로 우크라이나는 지속해서 공급난을 겪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도 자국 방어를 위해 패트리엇이 필요한 만큼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수 있는 물량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신 우크라이나가 직접 생산할 수 있게 되면 필요한 물량을 보다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제 우리가 충분히 주지 않는다고 불평할 수 없다. 직접 만들면 된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년간 미국에 요청해온 사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FT와의 인터뷰에서 PAC-3 요격미사일 재고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이 구매한 패트리엇 미사일조차 "대규모 공습 직전에서야 도착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2022년 전면 침공을 시작했을 당시 우크라이나가 대량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능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소련 시절 구축된 탄도미사일 방어체계가 대부분 러시아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준비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를 수년간 서방 국가들에 제기해왔으며 미국의 긍정적인 결정을 기다려왔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가 처한 현실은 최근 러시아의 공습에서도 드러났다. 러시아는 지난 7일 키이우와 인근 지역을 겨냥해 미사일 29발을 발사했고, 우크라이나는 이를 한 발도 요격하지 못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28명이 숨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이 상징성과 전략적 의미는 크지만 당장의 전황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평가한다. 오스트리아 빈의 군사 분석가 프란츠-스테판 가디는 이번 결정이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요격미사일 부족을 즉시 해결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시설을 분산 구축하는 데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크며, 러시아의 공격을 피할 수 있도록 생산기지를 보호하는 것도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국 업체들이 탐색기(seeker), 고체로켓 모터, 유도 소프트웨어 등 핵심 기술까지 실제로 이전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연구원도 생산 허가 자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여러 의문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체계가 현재 전쟁 중에 가동될 수 있을지, 아니면 전후 유지·보수를 위한 것인지가 불분명하다며 생산시설 구축 기간, 전시 중 시설 방어, 미국 기업들의 기술 이전 여부, 공급망 확대 가능성 등이 모두 확인돼야 할 변수라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침공 이후 방산 생산능력을 크게 확대하며 상당수 무기를 자체 생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가 충분한 기술력과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군사분석가 롭 리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대부분의 방위 수요를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지만 탄도미사일 방어만큼은 여전히 가장 취약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도 미국산 패트리엇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안을 추진 중이다. 현지 방산업체 파이어포인트(Fire Point)는 지난 6월 자체 개발한 FP-7.x 요격미사일의 첫 비행시험을 실시했으며 공동창업자인 데니스 슈틸리에르만은 시험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오는 8월부터 양산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실제 실전 배치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이번 라이선스 부여는 우크라이나가 장기적으로 자국 내에서 핵심 방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기술 이전 범위와 생산시설 구축, 공급망 확보, 전시 환경에서의 생산 지속 가능성 등이 해결돼야 하는 만큼 실제 전력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한국경제신문 국제부 기자입니다.
이전에 테크 분야를 9년 동안 취재했습니다.
경제부처에선 5년 동안 기사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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