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SE 시총 1.5조 에너지株
KDR형태로 2차상장 검토
코스닥시장 입성 가능성
반도체로 K증시 위상 쑥
해외기업 몰려올지 주목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가 한국주식예탁증서(KDR) 상장을 통해 국내 증시 입성을 검토 중이어서 이목이 집중된다. 미국 증시 상장사의 국내 추가 상장 타진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높아진 한국 증시의 위상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YSE에 상장된 시가총액 1조5000억원 안팎의 에너지 관련 기업이 최근 한국거래소와 KDR 상장 가능성을 놓고 접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밸류에이션 측면의 이점과 패시브 자금 유입 등을 노리고 코스닥시장에 KDR 형태로 2차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모양새다.
이번 검토의 핵심은 상장폐지 후 이전 상장이 아니라 KDR 방식 2차 상장이라는 점이다. KDR은 외국 기업의 원주를 해외 보관기관에 예탁하고 이를 기초로 한국예탁결제원이 국내에서 발행하는 주식예탁증서다. 원주는 NYSE에 남겨둔 채 한국 시장에서는 KDR을 상장해 국내 투자자가 원주와 연동된 증권을 거래하는 구조다. 미국 기업은 기존 상장 지위를 유지하면서 한국 투자자 기반을 새로 확보할 수 있고, 국내 투자자는 별도 해외 계좌 없이 국내 시장에서 해당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일단 코스피보다는 코스닥 상장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닥에서는 바이오와 2차전지, 반도체 소부장, 에너지 전환 관련 성장 기업이 상대적으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은 성장성이나 기술성에 대한 평가가 공모가와 상장 후 주가에 빠르게 반영되는 특성이 강하다. 한국 증시 상장을 통해 성장 스토리와 업종 프리미엄을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성사될 경우 상징성도 작지 않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해외 기업의 KDR 방식 2차 상장은 주로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 상장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외국 기업의 국내 상장이 중국 등 아시아권 기업이나 해외 비상장 법인의 기업공개(IPO)에 그쳤다면 이번 건은 NYSE 상장사가 KDR 형태의 추가 상장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한국 증시의 달라진 위상을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국 기반 첨단 검사장비 기업 테라뷰홀딩스가 코스닥에 입성한 점도 해외 기업 유치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테라뷰홀딩스는 해외 기술 기업이 한국 시장에서 성장성과 산업 연계성을 평가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한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한국 증시가 강한 산업 생태계와 맞닿은 해외 기업이라면 코스닥 상장을 통해 고객 기반과 투자자 저변을 동시에 넓힐 수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이번 NYSE 상장사의 KDR 검토 역시 이 같은 흐름이 유럽계 기술 기업을 넘어 글로벌 핵심 증시에 상장된 기업으로 확장될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상장사의 '한국 상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거래소와 직접 접촉한 곳은 해당 NYSE 상장사 1곳이지만 이 기업의 진행 상황을 지켜보며 관심을 내비치는 복수의 현지 상장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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