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융제재 국가들 코인 거래 8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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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러시아, 북한 등에서 암호화폐를 활용한 금융 거래 규모가 1년 전보다 여덟 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금융 제재를 우회하는 수단이 한층 정교해진 데 따른 결과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및 서방에 금융 제재를 받는 국가의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 규모는 1000억달러(약 152조원)에 달했다. 이들 국가는 자체 토큰과 거래소까지 구축하며 제재를 회피하고 있다.

서방의 관련 당국에 따르면 이란과 러시아는 드론 및 무기 부품 구매에 암호화폐를 쓰고 있다. 러시아는 제재 대상 원유를 운송하는 선원의 급여 지급에도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해킹과 각종 사이버 범죄를 통해 확보한 암호화폐를 연료, 군사 장비 구매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등 서방 당국은 이 같은 움직임을 차단하는 데 적극 나섰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달 이란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노바텍스 등 이란 거래소 네 곳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영국 역시 지난 5월 러시아 정부를 지원한 혐의로 세계 주요 암호화폐거래소 가운데 하나인 HTX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익명성이 강하고 다루는 곳이 많아 관련 시장을 완벽하게 통제하기 어렵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TRM랩스는 “미국의 제재가 일부 이란 거래소를 겨냥했지만 그 아래 형성된 거래망 자체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암호화폐 거래량 증가는 역대 최고점 대비 40% 하락한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장기 보유하려는 수요는 감소하는 가운데 거래 수단으로 인식하는 시장 참여자만 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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