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0분 기준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 대비 0.84% 오른(국채 가격 하락) 4.427%에 거래되고 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해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는 발표 이후 4.2%대까지 떨어졌지만 이내 급등했다. 앞서 7일까지 3.8%대였던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상호관세가 발효되자 이틀 만에 4.5%대까지 오르는 등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미국의 채권 금리가 문제가 있는 신흥국 채권처럼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우선 안전 자산으로 꼽히던 미 채권 금리가 널뛰기하는 데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전방위적 관세 전쟁에 대한 반발로 미 채권을 투매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채권 자경단 출현의 전조일 수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채권 자경단은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투자자인 에드 야데니가 1980년대에 처음 만들어낸 용어로, 국채 금리를 급등(채권 가치 하락)시켜 주로 각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을 흔드는 시도를 막는 시장의 움직임을 뜻한다. 1993년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의 경기 부양책도 이른바 채권 자경단의 출현으로 광범위한 미 국채 투매 현상이 일어났고 결국 정책이 저지된 바 있다. 2022년에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하자, 영국 국채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트러스 총리는 영국 국채 매도세에 따른 금리 급등과 영국 파운드화 급락을 견디지 못한 채 정책 철회와 더불어 49일 만에 ‘최단기’ 낙마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미 채권을 대규모로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이 미 채권 투매의 주범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미 경기 침체를 우려한 헤지펀드 등이 포지션을 줄여 미 국채 시장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 증시, 국채에 이어 달러화마저 2년 만에 최저점을 찍었다. ‘미국 자산 예외주의’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날 주요 6개국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장중 한때 99.7까지 떨어졌다. 달러인덱스가 100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23년 7월 이후 처음이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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