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부채 공포에 '국채 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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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채 증가 우려가 미국 국채 시장을 강타했다.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이 추진하는 감세안이 재정적자를 늘릴 것이란 우려가 겹쳐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국채값 급락)했다.

美 국가부채 공포에 '국채 발작'

21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시장에서 30년 만기 금리는 연 5.089%에 마감하며 ‘심리적 저항선’인 연 5%를 훌쩍 넘어섰다. 1년6개월 내 최고치이기도 하다. 미국 채권시장 지표물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장중 연 4.6%대를 뚫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상호관세를 강행하려고 하면서 국채 금리가 뛰었을 때 10년 만기 금리가 연 4.5%대였는데 그보다 더 높아졌다.

이날 ‘국채 발작’을 촉발한 것은 20년 만기 국채 경매였다. 국채 입찰 결과 발행금리가 연 5.047%로 집계돼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발행금리가 연 5%를 넘은 것은 2023년 10월 후 처음이다. 입찰 물량 대비 수요 비율도 2.46배로 과거 평균(2.57배)을 밑돌았다. 국채 수요가 줄었다는 의미다.

토머스 사이먼스 제프리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입찰 결과로 볼 때 미국 장기 국채 시장에서 벌어지는 (국채) 매도 압력이 단기간에 뒤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가부채는 현재 36조달러를 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은 124%에 달한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감세안이 시장에 알려진 대로 통과되면 국가부채가 10년간 최소 3조달러가량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국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달러 가치는 급락했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56에 마감해 연초 109.39 대비 9%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6개월 만에 1380원대에 안착했다. 통상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 달러 가치도 상승하지만 정반대 흐름을 보인 것이다. 시장에선 달러 자산의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다우지수, S&P500지수 등 미 증시도 이날 동반하락했다. 달러 자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 개당 11만달러를 넘었다.

한경제 기자/뉴욕=박신영 특파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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