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 싱크탱크 분석
트럼프 보편적 관세 도입 이후
1년새 부담 0.2%→8%로 늘어
자동차 대미 수출은 줄어든 새
저가형 D램 대중 수출은 증가
중국향 수출 규모, 미국 추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편적 관세 정책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우리나라 수출 제품에 대한 관세 부담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학계에서는 높은 관세 부담이 지속되면 한국의 무역 중심축이 미국에서 중국으로 다시 옮겨가는 '대중 무역 회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12일 산업계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는 이 같은 진단을 내렸다. 보편 관세 도입 전인 2025년 1월과 그 이후인 2026년 3월의 '대미 월 수출액 대비 관세 부과금액'을 국가별로 비교 분석한 결과, 한국은 0.2%에서 8%로 7.8%포인트나 급증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사라지면서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인도네시아·일본·한국·베트남·유럽연합(EU)·필리핀·영국·멕시코·캐나다 등 10대 지역 평균이 2.2%에서 6.7%로 4.5%포인트 증가한 것보다 큰 폭의 오름세다. 10개국 가운데 중국, 인도네시아, 일본에 이어 네 번째로 가파른 상승세다. 해당 비율은 한국 제품을 수입한 미국 기업이 미 정부에 지불한 관세액을 월간 총 수입액으로 나눠서 측정한 값이다. 사실상 미국 수입업자와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관세 비용이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잠식하고 있는 셈이다.
고관세 장벽은 실무역 통계의 역전으로 이어졌다. 높은 관세는 미국보다 중국으로 수출을 늘리게 하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까지 월별 대미·대중 수출은 90억~110억달러대를 오가며 엎치락뒤치락을 반복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매월 대중 수출금액이 대미 수출금액보다 많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대미 수출금액이 621억달러로 대중 수출금액 605억달러 대비 높았으나 하반기 대중 수출금액은 702억달러로 대미 수출금액 607억달러를 넘어섰다.
톰 래미지 한미경제연구소 분석가는 지난해부터의 월별 한국 무역 흐름을 분석하며 "과거 몇 년간 한국의 대미·대중 수출은 비슷한 속도로 움직였지만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임박했던 2025년 7월부터 두 국가로의 수출액이 갈라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이) 한국의 역내(아시아) 통합이라는 더 큰 흐름을 보여준다"며 "미국이 상시적인 관세 체제를 구축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한국은 무역 파트너를 다변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수출에서도 대중 수출액 증가 추이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지난 1분기 미국과 중국을 향한 수출은 각각 월별 20%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하며 급증했지만, 수출액과 전년 동기 대비 수출액 증가율은 중국향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1분기 대중 수출은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 1월 대중 수출액은 135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6.9% 급증한 데 이어 2월 127억달러(34.2%), 3월 165억달러(64.9%)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대미 수출 증가율인 1월 29.5%, 2월 28.5%, 3월 47.3%를 큰 폭으로 웃도는 수치다.
한국의 주요 대미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향 저부가가치 반도체 가격도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는 범용 반도체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 공장으로 보내지는 물량"이라며 "범용 DDR4 가격도 DDR5 못지않게 올라가면서 중국향 반도체 판매액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만을 통해 미국 빅테크 기업으로 수출되는 반도체 물량을 감안하면 미국을 향한 수출 금액이 더 클 것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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