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관세’ 레소토, 스타링크 10년 운영 허가…아프리카·아시아 각국도 추진
“협상국들, 트럼프 요구와 머스크 요구 분간 어려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한 나라들을 상대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도입을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워싱턴포스트(WP)가 입수해 7일(현지시간) 공개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고율 관세를 부과한 레소토 공화국 등 일부 국가에 스타링크 진출을 승인할 경우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고 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무부는 레소토 측에 “레소토 정부가 미국과 무역 협정을 협상하는 가운데 스타링크를 허가해 미국 기업을 환영하겠다는 선의와 의지를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적힌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레소토는 앞서 트럼프 행정부로부터 50%의 상호관세를 부과 받았다.
레소토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발표한 지 2주도 채 되지 않아 스타링크와 회의했고, 10년 간 이들이 자국에서 운영하도록 허가했다.스타링크는 이외에도 3월 인도의 두 공급업체와 유통 계약을 체결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인도 관리들은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스타링크 승인을 서둘렀다.
이외에도 스타링크는 소말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베트남과는 부분적으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링크는 캄보디아, 말리, 지부티 등에서도 국무부의 지원을 받아 현지 정부와 접촉 중이다.
WP는 문서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국에 관세 인하를 대가로 스타링크에 특혜를 달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 문서는 다른 나라들이 스타링크를 승인하도록 트럼프가 미 국무부에게 지시했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스타링크는 외딴 지역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게임 체인저”라며 “애국심 있는 미국인이라면 중국 경쟁사 대신 미국 기업의 성공을 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싱크탱크 ‘미국 혁신재단’의 에반 스와르츠트라우버 연구원도 “머스크만 아니었더라면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데 큰 논란은 없었을 것”이라며 “위성 통신 분야에서 중국과의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스타링크와 같은 미국 기업의 진출은 전략적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국제개발센터(CGD)의 기우드 무어 연구원은 “아프리카 각국이 스타링크에 대한 승인을 늘리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현지 관료들은 미국 정부의 요구와 머스크의 요청을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