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자침공 연기 요구"…이스라엘은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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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의 대규모 지상군 투입 시점을 연기하라고 요청하면서 양국 간 미묘한 균열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 공간을 확보하자며 이스라엘에 작전 속도 조절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은 ‘하마스 완전 해체’를 위한 전면전을 공식화하며 독자적인 행보에 나섰다.

25일(현지시간) 예루살렘포스트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에 대한 본격적인 침공을 연기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 직후 본격화된 이스라엘의 ‘기드온의 전차’ 작전이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을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스라엘은 지난 16일부터 가자지구 재점령을 목표로 대규모 지상 작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군은 “향후 두 달 내 가자 영토의 75%를 장악하고, 200만여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남부·중부 등 제한된 지역에 몰아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에 대해 “일시적인 점령에 그치지 않고 장기 점유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도 하마스의 지하 터널망 25%를 이미 파괴했다고 밝히는 등 작전 강도를 높였다.

미국은 외교적 해법을 위한 중재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는 하마스에 인질 10명 석방과 60일간의 휴전을 골자로 한 중재안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협상단은 전날 중재국인 카타르에서 철수했지만, 미국 측 인사들은 현지에 남아 하마스와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국제사회의 우려에도 군사 작전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침공 연기 요청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상군 투입이 현실화하면 협상 가능성은 사실상 소멸되고, 미·이스라엘 간 외교적 마찰이 커질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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