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AID 해외 원조자금 83% 삭감땐… 세계 취약계층 1400만명 사망할 수도”

12 hours ago 2

트럼프, USAID사업 대부분 중단
다국적 연구진 “코로나 맞먹는 충격”

소말리아 모가디슈 외곽의 한 난민캠프에서 한 아동이 가족의 임시 거처 밖을 내다보고 있다. 2025.05.20.모가디슈=AP/뉴시스

소말리아 모가디슈 외곽의 한 난민캠프에서 한 아동이 가족의 임시 거처 밖을 내다보고 있다. 2025.05.20.모가디슈=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해외 원조 감축으로 2030년까지 전 세계 취약계층 1400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가 지난달 30일 의학 분야 권위지 ‘랜싯’에 발표됐다. ‘미국 우선주의’ ‘작은 정부’를 외치는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직후부터 미국의 해외 원조를 총괄하는 국제개발처(USAID)가 과도한 세금을 쓰고 있다며 대부분의 사업을 중단시켰다.

미국, 스페인, 브라질 등의 의사, 병리학자 등이 참여한 다국적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대로 USAID의 대외 원조 자금이 83% 삭감된다면 5세 미만 아동 450만 명을 포함해 전 세계에서 1400만 명 이상이 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1차 세계대전의 군인 사망자(약 1000만 명)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연구진은 저개발국 취약계층에는 미국의 대외 원조 삭감이 코로나19, 전쟁과 맞먹는 충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1961년 설립된 독립 기관인 USAID는 2023년 기준 세계 130여 개국에 438억 달러(약 63조5100억 원)를 지원하고 있다. 2001∼2021년 20년간 USAID의 대외 원조로 전 세계에서 9100만 명 이상의 사망을 예방한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국무부 산하 조직으로 통합됐고 대부분의 사업이 중단됐다. 국무부는 USAID 후속 조직의 이름을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로 명명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유명 가수 보노 등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USAID 해체 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최근 녹화 연설에서 USAID 해체는 “어처구니없는 비극(tragedy)”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자들은 곧 USAID가 얼마나 필요한지 깨닫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부시 전 대통령 역시 녹화 연설에서 자신의 집권 기간 중 USAID가 주도한 에이즈 구호 계획(PEPFAR)이 전 세계 2500만 명의 생명을 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500만 명의 세계인이 죽지 않았다는 점은 미국 국익에도 부합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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