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는 금주에 진행할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타협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 날 일본 국회에서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장관이 무역 협상 수석대표로 금주 미국 방문을 한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은 이번 방문이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이시바 총리는 "서두르면 실패할 수도 있고, 협상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타협을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회담에는 국가 안보 문제도 포함되어야 한다며 “동맹국에게 특별한 새로운 관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24%의 전면 관세 부과에 대해 90일간 유예 처분을 받았지만, 기준 관세인 10%는 여전히 유효하다. 또 자동차, 철강, 알루미늄에 대한 25% 관세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은 이들 조치에 대한 면제를 반복적으로 요청했으나 아직 효과가 없었다.
그러나 아카자와 상무장관이 미국 측 무역 협상 대표 스콧 베센트와 회동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이 혜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징후가 보이고 있다. 베센트 재무장관은 보복하지 않고 “협상하겠다고 연락해온 일본이 우선권을 가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협상에는 일본의 최대 관심사인 자동차, 농산물, 비관세 장벽, 환율 문제가 포함될 전망이다. 이시바 총리의 이 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공세로 일본관리들이 불리한 무역 협정에 내몰릴 위험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시바는 일본이 미국의 최대 외국인 투자국이자 많은 투자로 일자리를 창출해온 점을 고려할 때 다른 나라들과 동일한 관세 부과가 "매우 불공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정책을 채택하게 된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시바는 일본의 식량 및 에너지 자급률이 낮기 때문에 미국에 관세를 부과하여 보복하는 것은 현재로선 유익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카자와 장관은 이 날 가토 가쓰노부 일본 재무상과 베센트가 외환 문제를 논의하겠지만 가능한 이 주제를 피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현재 상호 관세가 부과된 여러 국가들이 미일 협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시바 총리는 이 날 로렌스 웡 싱가포르 총리와의 전화 통화에서 관세, 중국의 보복 조치, 그리고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했다고 외무성이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시바 총리는 또 지난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국가적 위기"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 발표 이후 세계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미국채 가 폭락하자 상호 관세를 90일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자민당의 오노데라 이쓰노리 정책위원장은 13일 일본은 이번 주 양국정부간 회담에서 미국채 보유분을 협상 도구로 사용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정부도 일본이 미국채 최대 보유국가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정부에 따르면, 일본은 미국채 최대 보유국이다. 미 재무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올해 1월 기준 약 1조 1,000억달러(1,563조원)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약 7,750억달러(1,101조원)로 두번째로 많은 미국채를 갖고 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