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소프트테니스 휩쓴 후네미즈 “무서운 韓선수들 배우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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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1호 프로… 국내 첫 男외국인 선수
‘우상’ 김동훈-김진웅 등 거론하며
“그들과 뛰어야 성장할 거라 생각
내달 3일 동아일보기 3관왕 노려”

한국 소프트테니스 역사상 최초의 남자 실업팀 외국인 선수인 후네미즈 하야토(일본)가 최근 경기 수원시청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카메라 앞에 섰다. 일본에서 정상을 찍은 뒤 올해부터 수원시청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네미즈는 5월 3일부터 열리는 제103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수원=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한국 소프트테니스 역사상 최초의 남자 실업팀 외국인 선수인 후네미즈 하야토(일본)가 최근 경기 수원시청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카메라 앞에 섰다. 일본에서 정상을 찍은 뒤 올해부터 수원시청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후네미즈는 5월 3일부터 열리는 제103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수원=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일본에서는 더 이상 성장할 기회가 없겠다는 생각에 한국행을 결심했다.”

소프트테니스 종주국 일본에서 정상급 선수로 군림했던 후네미즈 하야토(28·수원시청)는 한국으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후네미즈는 ‘덴노하이(天皇杯·천황배)’로 통하는 일본선수권대회와 ‘고고하이(皇后杯·황후배)’라 불리는 전 일본 소프트테니스대회에서 네 차례나 우승했다. 또 2016년 일본선수권대회에서 역대 최연소(만 19세 113일)로 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 2019년 요넥스와 후원 계약을 맺으면서 ‘소프트테니스 1호 프로 선수’ 타이틀을 얻기도 했다.

올해 초 수원시청에 입단하며 한국 소프트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남자 실업팀 외국인 선수가 된 후네미즈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 내에서 경쟁하는 것은 이젠 쉽다고 느껴졌다. 이미 후회가 남지 않을 만큼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다”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나를 소프트테니스로 이끈 아버지도 한국으로 가겠다는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해 줬다”고 말했다. 후네미즈는 교사로 소프트테니스를 지도했던 부친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4학년 때 소프트테니스에 입문했다.

후네미즈는 국제 경쟁력도 갖춘 선수다. 2015년 인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금메달을 땄고,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은메달을 획득했다.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지난해 안성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런 후네미즈에게도 우상이 있었으니 바로 한국 선수들인 김동훈(36·은퇴)과 김진웅(35)이다. 김동훈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3개 딴 스타 선수였고,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금메달리스트 김진웅은 여전히 국내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후네미즈는 “고등학교에 재학 중일 때부터 한국 선수들과 국제대회에서 맞붙을 기회가 있었는데 당시 충격을 잊을 수가 없다”며 “말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일본인이 가지고 있지 않은 자세를 한국 선수들은 가지고 있었다. 당시 느낌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서웠다’는 감정”이라고 말했다. 후네미즈는 일본 선수들과 달리 한국 선수들은 대회에서 상대를 죽일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도 했다. 후네미즈는 “그런 무서움을 피하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선수들과 경쟁해야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국행을 결심한 후네미즈는 김진웅이 뛰고 있는 수원시청의 문을 두드렸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선뜻 후네미즈를 받아들였다. 이 시장은 “글로벌 도시는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일본 선수가 우리나라에 온다는 것이 큰 결심이라고 생각했고, 감사하다는 느낌이었다”며 “뛰어난 실력을 가진 외국인 선수가 우리 팀에 들어온 것 자체가 ‘국제화’다. 그런 선수가 많아져야 국내 선수들의 기량도 더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후네미즈가 가장 기대하는 대회는 5월 3일부터 경북 문경에서 일주일간 열리는 제103회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다. 2023년 101회 대회에 일본 도몬클럽 소속으로 참가했던 후네미즈는 당시 개인복식 1위, 단식 3위를 차지했다. 후네미즈는 “일본에서는 모든 연령대 선수가 동시에 나오는 대회에 참가한 적이 없다. 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 동아일보기 대회에 꼭 다시 나가고 싶었다”며 “올해 대회에서는 단체전과 단식, 개인복식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각오를 밝혔다.

수원=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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