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중국 정부가 사실상 일본 단체관광 재개 움직임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섰다. 2025년 말부터 이어진 ‘방일(訪日) 자제령’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동북아 인바운드 시장 전반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1일 외신 및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국유 관광기업인 중국여유집단 산하 여행사는 최근 7~8월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도쿄와 오사카 등을 방문하는 6박 7일짜리 일본 단체여행 상품을 출시했으나 판매 시작 하루 만에 모집을 전격 중단했다. 업계에서는 중·일 외교적 갈등 속에서 중국 정부의 직접적인 압력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2025년 11월 일본 측의 대만 관련 발언 이후 지속되어 온 중국 당국의 일본 여행 억제 기조가 여전히 강고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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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
실제 조치 이후 중국 주요 항공사들은 일본 노선 감편과 무료 환불 조치를 단행했으며 대규모 단체관광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의 방일령의 파급 효과는 통계 지표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 집계 결과 2025년 10월 71만 5700명에 달했던 중국인 방일객은 규제가 본격화된 11월 56만 2600명으로 줄어든 데 이어 12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45.3% 급감한 33만 400명까지 떨어졌다. 이 같은 감소세는 2026년 들어 더욱 심화되어 매월 전년 대비 40~60% 안팎의 폭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해 1~5월 누적 방일객 역시 전년 동기 대비 56.2%나 주저앉았다.
중국인 관광객의 급감은 일본 관광업계의 부분적 타격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유커는 코로나19 이전 일본 전체 외래객의 4분의 1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1인당 소비액이 압도적으로 높아 전체 방일 관광 소비의 20% 이상을 책임지던 핵심 ‘큰손’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인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대형 백화점의 면세점과 주요 관광지 숙박업소들은 중국인 감소로 인한 역성장 그늘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을 외교·안보 갈등을 경제적 압박으로 치환하는 중국 특유의 ‘관광 외교’ 카드가 재현된 것으로 분석한다. 과거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 배치 당시 단체관광 금지 조치로 전방위적 보복을 가했던 전례와 같은 맥락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일본 관광 시장이 받는 타격이 일정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우승하다. 역대급 엔저(低) 효과에 힘입어 2025년 일본 방문 외래객 수가 사상 최초로 427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전체 파이는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인이 빠져나간 자리에 한국(지난해 946만 명)과 대만, 동남아, 미국 등 대체 시장의 관광객 증가세가 빠르게 메우고 있는 형국이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관광을 외교적 무기화하는 경향이 강해진 만큼 중·일 관계의 근본적인 기류 변화가 없는 한 하반기에도 중국발 수요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며 “결국 일본 관광업계의 구조적인 체질 개선과 한국·대만 등 비(非)중국권 중심의 시장 다변화 흐름이 한층 가속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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