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비시UFJ 첫 정상 올라
일본은행, 기준금리 1%로 올려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 99.6%
주주 환원·日 적극재정도 영향
순이익 4년연속 최고치 넘을듯
키옥시아는 13% 떨어져 3위로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 일본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으로 올라섰다. 일본에서 20년 이상 지속된 제로 금리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금리 인상 전망이 확대되면서 금융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증시에서 금융사가 시가총액 1위에 오른 것은 40년 만에 처음이다.
13일 도쿄 증시에서 미쓰비시UFJ는 전 거래일 대비 2.31% 올라 시총 42조235억엔으로 1위를 기록했다. 전통의 강자 도요타(40조9000억엔)와 최근 반도체 열풍을 타고 오르던 키옥시아(36조7000억엔)를 뛰어넘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집계에 따르면 금융 기업이 일본 시총 1위에 오른 것은 1986년 스미토모은행 이후 처음이다. 버블 경제가 붕괴된 이후 최초로 금융사가 시총 정상을 탈환한 것이다. 버블 경제 말기 도쿄 증시엔 스미토모은행 외에도 일본흥업은행, 후지은행 등 금융사들이 시총 상위권에 포진했고, 뉴욕 증시에 상장된 IBM, GE 등과 비슷한 규모였다.
미쓰비시UFJ는 미쓰비시은행·도쿄은행을 기반으로 한 미쓰비시도쿄금융그룹과 산와은행·도카이은행 계열 UFJ홀딩스가 2005년 합병해 출범한 일본 최대 금융그룹이다.
이날 일본 증시는 닛케이225지수가 1.92% 하락하고 키옥시아(-12.86%), 도요타(-0.6%), 소프트뱅크(-0.09%) 등 시총 상위 종목들이 줄줄이 내렸지만 스미모토미쓰이파이낸셜그룹(1.63%), 미즈호파이낸셜그룹(1.32%) 등 금융주들은 상승했다.
금융사들이 선전한 배경은 금리 인상에 있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로 올린 데다 시중 금리 또한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99.6%로 전망된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9일 한때 2.9%를 돌파하며 30년 만에 최고치에 오르는 등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대개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의 이자 수익이 늘어나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진다. 예금 금리도 오르지만 대출 금리 상승폭이 더 큰 경우가 많아 예대 마진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쓰비시UFJ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2026회계연도(2026년 4월~2027년 3월) 연결 순이익은 전년보다 11% 늘어난 2조7000억엔으로, 4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시장은 일본은행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중동 정세가 안정될 경우 실적이 전망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한자와 준이치 미쓰비시UFJ 사장이 이달 닛케이와 인터뷰에서 미쓰비시UFJ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중장기적으로 10%대 초반에서 중반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앞서 저금리 시대 일본의 금융사들 주가는 수십 년간 부진했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2016년에 시행돼 2024년 3월 종료됐다.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 2011년에는 미쓰비시UFJ 시총이 5조엔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미쓰비시UFJ의 시총 1위 등극은 버블 붕괴 이후 부진했던 은행주들의 부활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일본 은행들은 버블 붕괴 후 1990년대 디플레이션 경제에서 막대한 부실채권 문제를 떠안았고, 2000년대를 지나며 대형 재편이 잇따른 바 있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의 확장 재정 정책도 금리 상승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다카이치 정부가 경제·재정 운영 기본 방침(호네부토 방침) 원안에서 '재정건전화' 표현을 삭제하고, 재정 정책에 대한 일본은행의 협력을 강조하는 문구를 넣은 것이 전해지자 시장 금리가 급등했다.
이나도메 가쓰토시 미쓰이스미토모트러스트자산운용 수석전략가는 원안이 공개된 이후부터 이달 9일까지 일본 장기 금리 상승폭이 미국과 한국을 웃돌았다며 "일본 고유의 재료로 금리가 오른 국면이 두드러졌고, 호네부토 쇼크가 컸다"고 분석했다.
호네부토 방침은 일본 정부가 매년 여름 마련하는 문서로 다음 연도 예산 편성을 위한 기본 입장과 중점 정책을 담는다. 특히 이번은 지난해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처음으로 발표하는 호네부토 방침이어서 주목도가 높았다.
하지만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달 14일 전후로 예정된 호네부토 방침 각의 결정을 연기했다. 재정 규율 완화를 우려하는 시장 반응을 관찰하고 장기 금리 상승 등을 고려해 문구를 조정할 계획이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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