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난해를 웃도는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제 살리기에 나선다. 민간 자금을 합쳐 40조엔에 육박하는 불쏘시개가 마련되는 셈이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일본 정부가 올해 추경예산안의 일반회계 지출을 13조9000억엔(약 126조원)으로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의 13조1000억엔(약 118조원)을 웃도는 숫자다. 재정지출 규모는 21조9000억엔(약 198조원), 민간 자금을 합친 사업 규모는 39조엔(약 353조원) 정도가 된다.
일본 정부가 추경예산을 통해 집행하는 부분은 일본 경제·지방 경제의 성장, 고물가 극복, 국민의 안심·안전 확보 등 크게 3가지다. 구체적인 성장 전략에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분야에 2030년도까지 10조엔(약 90조원) 이상을 지원하는 방침이 포함됐다.
고물가 대책으로는 휘발유 보조금과 전기·가스요금 부담을 줄이는 방안, 저소득 가구에 대한 지원 등이 포함됐다. 전체 예산으로는 3조4000억엔(약 31조원)가량이 책정됐다. 안심·안전과 관련해서는 노토반도 지진 복구 관련으로 4조8000억엔(약 43조원)이 배당됐다.
추경예산 통과를 위해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은 야당인 국민민주당과 손잡았다. 국민민주당이 주장하는 '연봉 103만엔의 벽'(연봉이 103만엔을 넘을 경우 소득세 부과)의 세금 부과 기준을 조정하는 대신 추경예산과 내년도 예산안 통과를 약속받은 것이다.
한편 이날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3% 올랐다고 발표했다. 상승률은 9월(2.4%)보다 0.1%포인트 줄었다.
닛케이는 "일본 정부가 전기·가스비 보조 정책을 재개하면서 에너지 관련 비용 상승폭이 줄어들어 2개월 연속 상승률이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도쿄 이승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