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정의용 등 수사 의뢰
"사드배치 지연위해 흘린 듯"
민주 "前정부 정치보복일뿐"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늦추기 위해 중국과 사드 반대 시민단체 등에 군사작전 내용을 흘린 정황을 감사원이 포착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감사원은 관련 사실관계를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달 초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 서주석 전 안보실 1차장,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 이기헌 전 청와대 시민참여비서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4명을 군사기밀보호법 위반과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번 감사는 지난해 7월 전직 군 장성들의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이 "문재인 정부가 여러 방법을 통해 사드 기지 정상 운용을 지연시켰다"며 공익 감사를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중국과의 이른바 '3불 1한' 조치는 정책적 결정과 관련됐다는 이유로 감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미는 2020년 5월 사드 미사일을 충돌 없이 교체하기 위해 심야 공동 군사작전을 계획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가 이를 방해하기 위해 작전 일시 등 정보를 흘려 현장에서 몸싸움이 일어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가 중국 측의 반발을 막는다며 여러 차례 사전 브리핑을 실시하는 과정에서 2급 기밀에 해당하는 군사작전 내용이 포함된 정황도 포착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전정권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원의 이 같은 행태는 윤석열 정부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끝없이 반복된 '근거 없는 전임 정부 정치 보복'일 뿐"이라며 반발했다.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