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집권 전후 지분 변동에 주목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한 2023년 5~7월을 전후로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변동 내역과 이유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주가조작 행위에 따른 부당이득이 누구에게로 흘러갔는지, 그 배후가 누군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특검이 주목하는 건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린 2022년 5월 무렵이다. 같은 달 4일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이 소유한 화장품업체 디와이디는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 대양이앤씨, 씨엔아이와 함께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이 보유한 삼부토건 지분 9.32%를 7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인수 작업이 약 9개월 만에 완료되면서 이일준 회장은 2023년 2월 10일 삼부토건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날 삼부토건 종가는 1238원이었다.특검은 지분 변경이 완료된 게 ‘우크라이나 포럼’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22일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했고, 약 2개월 후인 7월 17일에는 장중 최고가 5500원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특검은 전현직 회장 간 지분 거래가 단순한 지배구조 변동이 아닌 ‘사전에 주가조작을 공모한 정황’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이 우크라이나 포럼 개최 등 주가 조작을 계획해 왔고, 이를 사전에 인지한 이 회장이 부실기업이었던 삼부토건을 넘겨받으며 가담했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3월 “주가 급등으로 조 전 회장은 100억 원대, 이 회장과 그의 관계사는 400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은 10일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한다.
●틈건, 김 여사 연결고리 찾기에 주력특검은 주가 조작 의혹의 ‘배후’까지 추적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당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거론된다.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단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지 이틀 만인 5월 16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여사를 접견했는데, 사전이 이 사실을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특검은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 및 자택, 김영선 전 의원의 자택, 지난해 총선 출마자인 김상민 전 검사의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해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서며 김 여사 공천 개입 혐의 수사를 본격화했다. 윤 의원과 김 전 검사에 대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세 사람의 휴대전화도 압수하고 휴대전화 내 통화기록과 수·발신 메시지 및 통화내역 조회 등을 통해 공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개입 의혹과 관련한 주요 인물들 사이의 연락 내용 등을 조사한다. 김 여사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평택시장과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남아있는 만큼,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경찰청과 강원 춘천경찰서도 압수수색했다. 특검의 압수수색은 과거 경찰이 통일교 간부들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을 수사했지만, 통일교 핵심 간부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의 도움을 받아 무마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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