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자기 변호하려다 해서는 안될 말까지"…보수논객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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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11.04 19:10 수정2025.11.04 19:10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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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자마자부터 그냥 소주, 소맥(소주+맥주), 폭탄주를 막 돌리기 시작하지 않았습니까? 술 많이 먹었죠, 그날? 내 기억에 대단히 많은 잔이 돌아간 거 같은데."(윤석열 전 대통령)

보수논객인 조갑제 '조갑제TV'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을 변호하기 위해 해서는 안 될 이야기를 했다. 스스로 폭탄주 마시고 만취한 얘기를 할 필요가 있나"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난 3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우두머리 재판에 핵심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를 마친 뒤 관저에서 있었던 술자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 등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내 앞에 잡아 오면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하더라'고 증언한 걸 두고 "곽종근 전 사령관의 말이 맞는다고 본다"고 두둔했다.

이어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도 최근 인터뷰에서 '곽종근 증인이 가장 정확한 이야기를 하더라'고 했다.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전날 법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해서는 안 될 이야기, 폭탄주 이야기를 했다"며 "자기를 변호하려다 술 이야기를 한 건 알겠지만, 대통령이 '폭탄주 마셨다'는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냐"라고 비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국군의 날은 군인 생일인데 거기서 시국 얘기를 할 상황은 아니지 않냐"라는 취지로 곽 전 사령관 발언에 맞섰다.

윤 전 대통령은 당시 비상계엄을 암시하는 발언을 자신으로부터 들었다는 곽 전 사령관에게 반박하며 술자리를 자세히 묘사했다. 그는 "계란말이 제가 만든 거다. 저녁 식사를 관저 만찬장같이 우리 셰프들이 한 게 아니고 계란말이하고 베이컨 좀 구워놓고 내가 여러분을 기다리다가, (저녁) 8시 좀 넘어서 (군사령관들이) 와서 앉자마자 소주하고 맥주하고 섞어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고 상세히 말했다.

이어 "김치도 한남동 고깃집에서 나오는 김치라 따로 사다가 2층 냉장고에 넣어놓은 건데. 내가 가서 안줏거리 할 것도 더 가져오면서 그날은 우리 주로 술을 많이 마신 날 아니냐?"라면서 "거기서 무슨 시국 얘기를 할 그런 상황은 아니지 않았냐"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이 곽 전 사령관 발언의 신빙성을 계속 문제 삼으려 하자 곽 전 사령관은 "그리 말씀하시니 제가 지금까지 말을 못 했던 부분을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시) 한동훈하고 일부 정치인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 오라고 했다.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며 "오늘 전 대통령이 그 말씀 안 하시면 (나도 이런 말을) 안 했을 거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제가 그 얘기까지 마저 드린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조 대표는 "본인의 음주 습관을 본인 입으로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며 "폭탄주를 마시고 '한동훈 등을 잡아 오면 내가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격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었던 분위기였던 것 같다"고 추정했다.

조 대표는 "그분 간 수치가 정상인의 여섯 배라고 하는데 이러한 음주 습관도 불법 계엄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면서 "김건희 씨에 대한 애틋함이 음주 습관과 결합해 불법적인 발작적 계엄을 선포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앞서 곽 전 사령관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의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지난해 10월 1일 대통령 관저 만찬 자리 상황을 설명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한동훈과 일부 정치인 호명하시면서 잡아 오라고 했다.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한 인물이다.

윤 전 대통령은 해당 증언에 대해 사실무근이란 입장이다.

한편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을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 말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온 것을 두고 "참담하고 비통하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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