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분노 이해한다” 與 “애국시민에 감사”…폭력시위 부추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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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가 벌어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2025.01.19 뉴시스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폭력 사태가 벌어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외벽과 유리창이 파손돼 있다. 2025.01.19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벌어진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입 사태에 대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의사를 표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도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많은 국민들의 억울하고 분노하는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며 시위대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과 일부 정치인들의 발언이 시위대의 폭력 행위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1일 윤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 모인 시위대에 전한 편지에 “생중계 유튜브를 통해 애쓰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며 “애국 시민”이라고 지칭했다. 17일에 공개한 구치소 편지에서는 자신의 지지자들을 향해 “많은 국민들께서 추운 거리로 나와 나라를 위해 힘을 모아주고 계시다”며 “뜨거운 애국심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 안팎에서도 시위대의 집단 행동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법원 담장을 넘다가 경찰에 연행된 청년들이)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애국시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지키려다 체포된 분들을 각 경찰서를 돌며 면회하고 있다”며 “86명이 체포돼 너무 안타깝다. 그분들께 무료 변론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같은 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광화문 집회에서 “이미 국민 저항권이 발동된 상태이고 국민 저항권은 헌법 위에 있다. 국민 저항권을 밀고 나가야 한다”며 “국민저항권이 시작됐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구치소에서 우리가 데리고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금 중인 윤 대통령을 위해 집단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발언들이 향후 폭력 시위를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윤 대통령과 여권 인사들의 발언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오늘 같은 폭력 사태를 추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선동에 의한 폭력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대통령이 ‘싸워야 한다’고 입장을 전했으니 지지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여당이 소위 ‘뒷배’가 되어준다는 생각에 두려워할 것이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영득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메시지로 하여금) 지지자들은 대통령을 위한 일이라면 어떤 행위라도 정당하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을 것”이라며 “폭력 시위로 윤 대통령은 정치적 이득을 얻겠지만, 행위자들에게 남은 건 법적 책임일 뿐”이라고 우려했다.

서지원 기자 wish@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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