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만년필로 쓴 6789字 글 체포뒤 공개… “계엄은 범죄 아냐, 선거 부정 증거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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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현직 대통령 첫 체포] A4용지 4장 사진 페북에 올려
“칼 찔렸는데 범인 없으면 자연사냐… 엄청난 가짜 투표지 발견” 주장
선관위 “발견된 적 없다” 반박

윤 대통령이 올 초 만년필로 밤을 새워 작성했다고 밝힌 이른바 ‘국민께 드리는 글’ 원고. 사진 출처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윤 대통령이 올 초 만년필로 밤을 새워 작성했다고 밝힌 이른바 ‘국민께 드리는 글’ 원고. 사진 출처 윤석열 대통령 페이스북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계엄은 범죄가 아니다”라며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통령의 권한 행사”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며 “칼에 찔려 사망한 시신이 다수 발견됐는데 살인범을 특정하지 못했다 하여 살인 사건이 없었고 정상적인 자연사라고 우길 수 없는 것”이라며 또다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윤 대통령이 체포된 뒤인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페이스북에는 “새해 초 윤 대통령이 직접 만년필을 들고 밤새 작성한 ‘국민께 드리는 글’”이라는 설명과 함께 A4용지 4장 6789자 분량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윤 대통령은 글에서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는 없다”며 “선거 조작으로 언제든 국회 의석을 계획한 대로 차지할 수 있다든가 행정권을 접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면 못할 일이 뭐가 있겠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투개표 부정과 여론조사 조작을 연결시키는 부정선거 시스템은, 이를 시도하고 추진하려는 정치세력의 국제적 연대와 협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외부의 주권 침탈 세력”이라고 한 ‘국제 연대’의 대상을 구체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적대적인 영향력 공세를 하는 국가” “권위주의 독재 국가” “전체주의 국가” “인민민주주의 독재” 등을 반복적으로 언급한 데 비춰 볼 때 사실상 중국을 배후로 거론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계엄에 대해서도 “(우리 헌법은) 전쟁 이외의 다양한 국가위기 상황을 계엄령 발동 상황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부정선거 의혹 등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국가비상사태’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금은 전시·사변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라며 “좀 아이러니하지만, 탄핵소추가 되고 보니 이제서야 제가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비상계엄 발동 이유를 ‘의회 독재’라고 주장한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자신이 피해자라는 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막강한 국회 권력과 국회 독재로 입법과 예산 봉쇄를 통해 집권 여당의 국정 운영을 철저히 틀어막고 국정 마비를 시킨다. 반국가적인 국익 포기 강요와 국정 마비, 헌정질서 붕괴를 밀어붙인다”며 “이건 바로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맹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또 “합참 계엄과 계엄 매뉴얼에 의하면, 전국 비상계엄은 최소 6∼7개 사단 병력 이상, 수만 명의 병력 사용이 전제돼 있다”며 “(비상계엄은) 계엄의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라고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윤 대통령이 “엄청난 가짜 투표지가 발견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 “과거 여러 차례 선거소송 재검표에서 정규 투표지가 아닌 가짜 투표지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을 반박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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