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만 빼고…국힘 3강, 한덕수 단일화 길 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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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4명 가운데 3명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른바 ‘범보수 빅텐트’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철수 후보는 “한 권한대행의 출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출마와 다르지 않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金·韓·洪 “한덕수와 단일화”

홍준표 국민의힘 경선 후보는 24일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 권한대행이 대선에 출마해 ‘반(反)이재명 단일화’에 나선다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국민 대통합을 위해 갈등을 녹여낼 용광로가 돼서 모든 정치 세력을 끌어안고 가고자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전날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왜 한 권한대행과 단일화 얘기가 나오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입장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홍 후보는 그 이유를 묻는 취재진에게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비상식적이라고 봤지만, 당원과 국민들의 요구가 모두 안고 가라는 것이기 때문에 입장이 바뀔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한동훈 후보도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다음 본선 승리를 위해 모든 사람과 함께할 것”이라며 “특히 한 권한대행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지키고 꽃피우겠다는 생각이 완전히 같다”고 밝혔다.

김문수 후보는 여러 차례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당의 최종 후보가 된 이후 한 권한대행이 무소속으로 출마한다면 즉각 단일화를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영 의원 등 한 권한대행 차출론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한 인물들이 김문수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

국민의힘 4강 후보 가운데 안 후보만이 한 권한대행의 출마를 반대했다. 그는 SNS 글을 통해 “한 권한대행은 탄핵당한 유일한 국무총리였고, 국정 실패와 계엄 및 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부디 출마의 강을 건너지 마시라”고 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언급도 이어지고 있다. 홍 후보는 “이 후보와도 빅텐트를 위한 협상을 후보가 되는 즉시 진행하겠다”며 “더불어민주당 비(非)이재명계와도 함께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5일 이 후보와 인공지능(AI) 기술패권을 주제로 토론할 예정이다.

◇출마 여부 말 아끼는 한덕수

한 권한대행은 이날까지 출마 여부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한 뒤 ‘출마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고생 많으셨다”고만 답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권한대행의 최근 행보가 출마를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경기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한·미 장병들 앞에서 “대한민국 예비역 육군 병장 군번 12168724번 한덕수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은 인천 도화동에 있는 천원주택(매입임대주택)을 방문해 유정복 인천시장과 저출생 및 청년주택 공급 대책 등을 논의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오는 29~30일께 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국민의힘 경선 2차 컷오프가 끝나고 후보군이 좁혀져 단일화 등에 대한 논의가 가능한 시점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미국과의 협상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있는 시점이라 한 권한대행이 사퇴하더라도 정부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강진규/박주연/정상원 기자 histm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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