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자동차는 이제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일상을 지탱하는 ‘필수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주행 경력이 쌓일수록 기상 악화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커지고, 차량 정비나 중고차 매각 과정에서의 정보 비대칭 문제는 여전히 높은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11일 한화손해보험 소비자보호실은 여성 고객 492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성 운전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여성 운전자가 차량 생애주기 전반에서 겪는 실질적인 고충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여성 운전자의 절반 수준인 49.8%가 ‘주 5회 이상 운전한다’고 답했다. 주 1~4일 운전하는 비중까지 합치면 사실상 대부분의 응답자가 일상적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
특히 3040 세대를 중심으로 출퇴근은 물론 육아, 쇼핑, 여가 등 모든 동선에 자동차가 밀접하게 연결된 ‘생활 밀착형’ 주행 패턴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흥미로운 대목은 숙련도와 자신감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82.9%가 눈·비 등 악천후 상황에서의 운전을 가장 곤혹스러운 순간으로 꼽았다. 특히 운전 경력 1년 미만의 초보자(64%)보다 10년 이상의 베테랑 운전자(88%)들이 악천후 주행에 더 큰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운전경력 20년의 김미희 씨(50)는 “출퇴근 길이 좁고, 경사가 있는데 눈이 쌓여 있으면 신경이 많이 쓰이고,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주차나 차선 변경처럼 반복 학습으로 익숙해지는 영역과 달리, 악천후는 다양한 돌발 사고를 목격하거나 경험하며 쌓인 ‘위험 인지 데이터’가 오히려 경각심을 극대화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경험이 독이 아닌 신중함으로 발현되는 여성 운전자 특유의 안전 중심 성향이 투영된 결과다.
운전은 일상이 됐지만, 차량 관리와 처분 영역에서는 여전히 정보의 블랙홀이 존재했다. 여성 운전자의 절반 이상은 소모품 교체 시점(54.5%)과 비용의 적정성(52.1%)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러한 정보 격차는 중고차 판매 단계에서 극에 달했다. 차량 교체 경험자 10명 중 8명(85%)은 ‘가격 협상’을 가장 큰 스트레스로 지목했다. 딜러에 대한 불신(44%)도 높았다.
보험 서비스에 대해서도 피로감이 확인됐다. 보험 가입 및 갱신 시 불편을 느낀 응답자의 71.4%는 ‘너무 많은 특약’을 원인으로 꼽았다. 공급자 위주로 설계된 복잡한 상품 구조가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모씨(31)는 “보장 범위를 넓히려니 특약 종류만 수십 가지라 무엇이 내게 꼭 필요한 것인지 구분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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