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서 6개월 공들인 北 해커
드리프트 프로토콜 2.8억달러 해킹
테더, 1.5억달러 수혈하며 구원투수로
서클 ‘동결 거부’에 커지는 규제 논쟁
국채 밑도는 수익률…위기 맞은 디파이
한때 가상자산 시장의 혁신을 주도했던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산업이 위기에 빠졌다.
국채보다 낮아진 수익률로 투자 매력도가 급감한 가운데 북한 연계 해커들에 의한 2억 8500만달러(약 3800억원) 규모의 대형 해킹 사건까지 발생하며 보안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간의 주도권 다툼과 규제 도입을 둘러싼 논쟁도 격화되는 모양새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솔라나 블록체인 기반 파생상품 거래소인 ‘드리프트 프로토콜(Drift Protocol)’은 지난 1일 발생한 2억 8500만달러 규모의 해킹 사건 배후로 북한 해킹 그룹을 지목했다.
이번 해킹은 단순한 시스템 취약점 공격이 아닌 6개월에 걸친 치밀한 오프라인 ‘소셜 엔지니어링’ 수법이 동원됐다.
공격자들은 2025년 가을부터 퀀트 트레이딩 기업으로 위장해 전 세계 주요 가상자산 콘퍼런스에서 드리프트 관계자들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했다.
이들은 전문적인 지식을 과시하고 100만달러 이상의 자금을 예치하며 신뢰를 쌓은 뒤, 악성 코드가 심어진 지갑 애플리케이션(TestFlight)이나 코드 저장소(VSCode 취약점)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내부망을 장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파이 생태계를 덮친 악재는 해킹뿐만이 아니다. 디파이 상품의 수익률이 전통 금융상품을 밑돌면서 ‘자본 이탈’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세계 최대 탈중앙화 대출 플랫폼인 ‘에이브(Aave)’에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의 수익률은 약 2.45%까지 추락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3.5~3.75%)보다 낮은 수치다.
크리스틴 팡 서드아이캐피털 책임자는 “원금 손실 위험을 감수하면서 4~8%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것은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 ‘동결 거부’ 서클 vs ‘구원투수’ 테더…스테이블코인 전쟁
이번 해킹 사태는 공교롭게도 글로벌 1, 2위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인 테더(Tether)와 서클(Circle) 간의 패권 경쟁으로 번졌다.
해킹 직후 USDC 발행사인 서클의 제레미 알레어 최고경영자(CEO)는 탈취된 자금의 이동을 동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직접적인 법적 명령이 있을 때만 개입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단테 디스파르테 서클 최고전략책임자(CSO) 역시 블로그를 통해 미국 재무부의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등 명확한 규제와 법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섰다.
반면, 1위 스테이블코인 USDT 발행사인 테더는 드리프트 생태계에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자금을 수혈하며 ‘백기사’로 등판했다.
테더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수익 연계 크레딧 시설, 생태계 보조금 등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그 대가로 드리프트는 향후 결제 레이어에서 서클의 USDC 대신 테더의 USDT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서클의 위기 대처 방식을 파고들어 디파이 시장 내 점유율을 뺏어온 셈이다. 파올로 아르도이노 테더 CEO는 “가상자산은 익명이 아니며 가장 추적이 쉬운 자산”이라며 범죄 자금 동결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 ‘코드의 지배’ 저물고 월가식 규제 부상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가상자산 업계의 오랜 철학인 ‘무허가성(Permissionless)’과 현실 세계의 ‘규제’가 강하게 충돌하는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 의회에서는 디파이 플랫폼을 포함한 광범위한 가상자산 활동에 가드레일을 설정하는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 논의가 한창이다.
오스틴 캠벨 콜롬비아 비즈니스스쿨 겸임교수는 “단순히 ‘정부의 명령을 기다린다’는 입장은 향후 법적 분쟁이나 새로운 규제 환경에서 불충분할 것”이라며 “디파이 역시 전통 금융기관처럼 사기나 불법 행위 의심 시 실물 자산을 동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삼전닉스' 내세운 한국이…'TSMC' 가진 대만에 밀린 까닭 [김익환의 부처 핸즈업]](https://img.hankyung.com/photo/202604/01.42935489.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