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말고 증권맨 사위 없나”…미래에셋그룹 시총, 신한지주 추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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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원 말고 증권맨 사위 없나”…미래에셋그룹 시총, 신한지주 추월했다

입력 : 2026.05.13 20:10

저축서 투자로…시대 따른 증권사 시총 대약진

증시 활황에 증권업 재평가
한투·삼성·NH證 등 강세
KB·신한·하나지주 등 주춤

거래대금 폭증에 이익 급증
자산관리 등 수익원 다변화
퇴직연금도 증권사行 많아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증권]

국내 증시 활황과 함께 시중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하면서 금융업계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동안 금융권 시가총액 상위권은 은행 중심 금융지주들이 독식해왔지만, 올해 들어서는 증권사의 몸집이 가파르게 커지며 판도를 흔드는 모습이다. 자산관리(WM)와 투자 플랫폼 경쟁력이 부각되면서 금융산업의 무게추가 은행에서 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우선주·2우B·생명·벤처투자 등을 포함한 미래에셋그룹 상장 계열사 합산 시가총액은 48조812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 시총 3위인 신한지주(45조1870억원)를 넘어선 규모다.

사진설명

현재 미래에셋그룹보다 시총이 큰 금융사는 삼성생명과 KB금융 단 두 곳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사를 보유하지 않은 금융그룹이 시총 상위권에 진입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졌지만, 증시 호황과 함께 증권업종의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래에셋그룹 시총은 지난해 말 약 17조3000억원 수준에서 반년도 채 되지 않아 3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KB금융·신한지주 등 기존 금융 대장주들의 시총 증가율은 두 배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래에셋그룹의 시총 상승을 이끈 건 핵심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미래에셋증권 시총은 이날 기준 40조7920억원으로, 신한지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전경 [연합뉴스]

신한금융그룹 전경 [연합뉴스]

미래에셋증권 주가가 하루 만에 19% 넘게 급등했던 지난 6일에는 신한지주 시총을 일시적으로 넘어서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최근과 같은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미래에셋증권 단독 시총만으로도 신한지주를 완전하게 추월하는 시점이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래에셋증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주요 증권사들의 시총 순위는 일제히 상승하는 반면 은행 중심 금융지주들의 순위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총 100위권 내 금융사 시총 순위를 분석한 결과,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말 75위에서 지난해 말 52위로 오른 데 이어, 올해는 22위까지 뛰어올랐다.

한국투자증권을 핵심 계열사로 둔 한국금융지주 역시 같은 기간 89위에서 70위, 64위로 상승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각각 시총 7조원 안팎에 머물던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최근 두 배 가까이 몸집을 불리며 나란히 시총 70위권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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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전통적으로 은행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주요 금융지주들의 시총 순위는 오히려 하락했다. 2024년 말 시총 9위였던 KB금융은 이날 기준 16위로 밀렸고, 신한지주는 12위에서 19위로 내려앉았다. 과거 고금리 국면에서 은행주가 예대마진 확대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에는 증시 거래 활성화와 투자자산 확대 수혜가 증권업으로 집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핵심 배경으로 ‘자금 흐름의 변화’를 꼽는다.

고금리 시기에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 속에 예금으로 자금이 몰렸지만, 코스피 상승세가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몰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국내 증시 강세가 이어지면서 개인 투자자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이달 들어 국내 증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5조원을 넘어섰다. 거래대금 증가는 곧바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로 이어진다.

자산관리(WM) 시장 확대 역시 증권업의 몸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과거 증권사 수익구조가 단순 위탁매매 수수료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WM·IB(투자은행)·트레이딩·해외주식·연금 사업 등으로 다변화하며 실적 안정성도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고액자산가 중심이던 WM 시장이 일반 투자자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증권사 고객 자산 규모 역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증권사 실적이 거래대금에 크게 좌우됐지만 최근에는 WM·연금·해외사업 비중이 커지면서 수익 구조가 한층 안정화하고 있다”며 “단순 브로커리지를 넘어 종합 투자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 핵심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미래에셋그룹 사옥 [연합뉴스]

서울 중구 미래에셋그룹 사옥 [연합뉴스]

실적 측면에서도 증권사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순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증권사 최초로 ‘분기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주요 은행계 금융지주와 사실상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평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14일 실적을 발표하는 한국금융지주는 1분기 약 66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계 금융지주 내에서도 증권사들의 순익이 급증해 전체 실적 개선을 이끄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KB금융지주 내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1조101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KB증권은 3478억원으로 93.3% 급증한 것이 단적인 사례다.

보수적·장기 투자 성격이 강한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투자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향후 증권업 재평가 흐름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은 141조원으로 직전 분기 대비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은행권 적립금은 264조원으로 여전히 규모는 가장 크지만, 증가폭은 같은 기간 3조원에 그쳤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지수가 7500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의 강세에 힘입어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통합계좌 도입 이후 실제 자금 유입 여부와 퇴직연금·ISA 등 장기 투자자금 흐름이 증권업종의 추가 상승 여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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