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탄두 ‘화성포-11다-4.5형’으로 APEC열리는 경주·성주 사드기지 겨냥한 듯
동창리 발사장선 엔진실험, 화성-20형 발사 등 대형 도발 가능성 주시
북한이 22일 탄도미사일 2, 3발 가량을 발사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북한의 첫 탄도미사일 도발을 강행한 것.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겨냥한 대남 무력시위이자 APEC을 계기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존재감을 과시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22일 오전 8시 10분경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여러 발의 탄도미사일이 동북 방향으로 발사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5월 8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초대형방사포(KN-25) 여러 발을 동해상 발사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북한이 쏜 미사일은 약 350km를 날아가 내륙에 낙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 포착해 감시해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했다”며 “미국, 일본 측과도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군은 북한이 지난해 9월 18일 발사했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를 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화성포-11다-4.5는 KN-23의 탄두를 4.5t급 초대형 탄두로 키워서 장착한 기종이다.
북한은 지난해 7월 ‘화성포-11다-4.5형’의 첫 시험발사에서 최소(90km)·최대사거리(500km)로 쐈다고 주장했다. 이후 두 달 뒤인 9월 18일 추가 시험발사에서는 약 400km를 날려보냈다. 당시 4.5t보다 더 무거운 탄두를 실어서 쐈을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이날 발사원점(중화 일대)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경주와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는 각각 440km , 370km가량 떨어져 있다. 화성포-11다-4.5형을 최대 사거리(500km)로 쏘면 두 곳을 포함해 APEC 정상회의의 관문인 김해공항 등 한국 대부분 지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군 안팎에선 경주 APEC을 계기로 열리는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한이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저의로 보고 있다.
5개월여만에 탄도미사일 발사 재개를 시작으로 향후 미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른 시기에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공개한 ‘화성-20형’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것. 군 당국자는 “북한이 화성-18형 ICBM은 열병식 공개 후 두달만에 첫 시험발사에 나선 만큼 화성-20형도 조만간 시험발사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9월 말에서 이달 초까지 촬영된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서해 동창리 위성발사장에서 엔진실험을 한 정황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9월 27일 촬영된 사진에는 발사장의 수직엔진시험대(VETS)에서 기존에 있던 이동식 기지기 뒤로 빠진채 이동식 크레인이 들어선 모습이 확인됐다. 인근 활주로엔 각종 호스와 케이블이 실린 여러 대의 카트가 놓여 있었으며, 며칠 뒤인 9월 29일 이동식 기지는 다시 시험대로 돌아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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