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균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탄소 감축을 비용 부담이 아닌 경쟁력 지표로 바꿔야 합니다. 국가녹색기술연구소는 시장과 기술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적극적으로 늘려나가겠습니다.”
오대균 국가녹색기술연구소 소장은 2월 취임 후 역량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그는 “그동안 연구소는 기술 개발 방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제안하는 역할에 머물렀다”며 “기술이 실제로 쓰이려면 사업자와 투자자를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녹색기술연구소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부설 기관으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기술 정책과 제도를 연구한다. 정부가 5년 단위로 수립하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을 기술 측면에서 뒷받침하는 게 핵심 임무다.
국가녹색기술연구소는 올해 탄소시장 관점 중심 연구 과제를 새로 출범시켰다. 배출권 가격이 아니라 시장이 어떤 특성을 가진 기술을 원하는지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 소장은 “연구자들에게 '당신이 은행원이라면 이 기술에 투자하겠느냐'고 묻는다”며 “시장 관점 역량을 주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탄소 감축을 경쟁력으로 전환하는 전략도 구체화했다. 오 소장은 “탄소 감축 자체가 기업 이익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면서도 “경쟁사보다 덜 잃는 것이 곧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수소환원제철처럼 특정 기업만 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은 정책과 제도로 지원하고, 탄소포집·저장(CCUS)이나 수소 공급처럼 여러 산업이 공통으로 쓰는 기술은 국가 차원에서 개발해 보급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올해 시범 시행에 들어가 저탄소 대응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는 진단도 내놓았다.
연구소는 앞으로 기술 개발자와 산업 현장을 잇는 중개자 역할에 집중할 계획이다. 오 소장은 “시장이 원하는 기술을 연구자에게 전달하고, 개발된 기술을 산업계로 연결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임기 3년 목표 중 하나로 '특화 전문가 양성'을 꼽았다. 그는 “연구원 개개인이 명함에 자신 있게 적을 수 있는 전문 분야를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조업 중심 '메가 프로젝트'는 국가 차원에서 산업계 저탄소 전환을 실증할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오 소장은 “공급망 재편으로 제조업 중요성이 커진 건 사실이지만,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던 과거 방식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며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팹처럼 새로 짓는 시설일수록 전력과 용수 공급을 처음부터 저탄소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잘 해내는 곳이 새로운 기준을 만들며 경쟁력에서 앞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저탄소 전환을 위해 국가와 산업계 노력만큼 국민 인식 제고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오 소장은 “우리나라 시민의 기후변화 인식 수준은 세계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비용을 지불하며 행동에 나서는 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 민간기업 재직 시절 참여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게임업체 NHN과 협업해 이용자가 탄소배출권을 구매해 게임머니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으로, 준비한 물량이 5일 만에 모두 팔렸다는 것이다.
오 소장은 “기업과 시장이 자신들의 탄소 감축 노력을 소비자가 인정해주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지속 가능한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오대균 국가녹색기술연구소장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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