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유통주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내수 경기 회복을 이끌며 백화점과 화장품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등 국내 백화점 3사 주가가 모두 상승했다. 현대백화점(13.39%)과 신세계(14.6%)는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57%)을 웃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백화점주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비자 정책으로 인바운드 수요가 확대되면 내수 유통 기업의 실적이 개선된다”며 “특히 백화점이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636만 명을 기록했고, 올해는 1~7월 누적 기준 1055만 명에 달했다. 이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9개월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 올해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달성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백화점주 가운데 현대백화점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과 무역센터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대상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 곳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20%대로, 일반 점포(약 5~6%)보다 높다. 신세계에 대한 증권가 전망도 밝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서울 명동에 있어 외국인 수요 유입이 유리하다”며 “상반기 적자였던 면세점 사업도 구조조정 효과로 하반기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쇼핑 목록에서 1순위로 꼽히는 화장품 업종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K뷰티 트렌드를 이끄는 인디 브랜드 관련주가 주목받는다. 글로벌 1위 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가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도 선호주로 꼽힌다. 유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프리미엄과 인디, 기초와 색조를 아우르는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며 “국내에서는 H&B 채널, 해외에서는 미국 등 서구권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