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한 온천에서 목욕을 즐긴 5세 여아가 ‘뇌 먹는 아메바’에 감염돼 혼수상태에 빠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4일 홍콩 매체 오리엔탈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이 아이는 지난 6월 7, 14일 두 차례에 걸쳐 샤먼시의 한 온천에서 목욕을 한 뒤 그 달 22일부터 미열과 두통, 구토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다음 날인 지난 6월 23일 병원에 입원한 후부터 아이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됐다. 아이는 입원 중 경련을 일으켰고, 결국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후 자발 호흡이 불가능해져 기관삽관 후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게 됐으며, 현재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지만 예후는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아이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시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병원성이 매우 높은 원충이다.
의료진은 “감염으로 인해 체온과 혈압조차 스스로 유지할 수 없는 상태”라며 “이는 심장과 뇌 기능에 심각한 손상이 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주로 따뜻한 강이나 호수 등 민물에서 서식하며, 코를 통해 들어와 후각신경을 통해 뇌로 침투해 빠르게 증식해 수 시간 내에 주변 조직을 괴사시킨다. 고열, 심한 두통, 구토, 목 뻣뻣해짐 등 초기 증상이 일반적인 뇌수막염과 유사해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감염될 경우 사망률은 최대 98%에 달하며, 생존하더라도 식물인간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따뜻한 민물인 호수, 온천, 강, 얕은 연못 등에서 수영할 경우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