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전만 해도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산 차’는 명품으로 통했다. 품질을 앞세워 세계 차 시장을 호령했다. 분위기가 바뀐 건 ‘차량 전동화’가 본격화한 2020년대부터다. 테슬라, 비야디(BYD) 등 몇 수 아래로 내려봤던 전기자동차에 점유율을 내주면서 독일 차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최근 독일 자동차 기업이 변하고 있다. 자동차 후진국으로 깔보던 중국에서 차량 생산을 늘리고 현지에서 개발한 소프트웨어(SW)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 구조조정 등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들어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폭스바겐, 벤츠, 포르쉐 등 독일 주요 자동차 기업 실적이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폭스바겐 영업이익은 34억6000만유로(약 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4.6% 줄었다. 벤츠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5억1000만유로로 전년 동기보다 52.6%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포르쉐는 76.7% 급감한 3억7000만유로 수익을 올렸다. 올 1분기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많이 팔린 10대 전기차’에 독일 브랜드가 한 곳도 없는 게 현실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수익성 악화에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독일 내 일자리 5만 개를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WSJ는 “독일에서 매달 일자리 1만5000개가 사라지고 있다”며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담당하는 자동차산업 부진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작지 않다”고 분석했다.
생존 갈림길에 선 독일 차 업체는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차는 독일제’란 자부심을 내려놓고 수출용 차를 중국에서 생산하는 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최근 중국 생산량을 늘려 신흥국에 수출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2030년까진 중국에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 50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독일 차가 중국에서 개발된 차량용 SW와 부품을 채택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BMW는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3’ 신모델의 섀시(차의 골격 역할을 하는 부품) 개발을 모멘타, 화웨이, 알리바바 등 중국 협력사에 맡겼다. 차량의 핵심 부품인 섀시는 첨단 기술 집합체로 불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크리스 류 연구원은 “중국의 차량용 SW 경쟁력이 유럽 차 브랜드를 압도하고 있다”며 “독일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에서 연구개발(R&D)을 확대하는 것도 SW 엔지니어링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회복을 위해 포트폴리오도 조정하고 있다. 중국 생산을 늘리느라 쉬고 있는 본국 공장을 방위산업용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WSJ는 “자동차산업과 방산은 엔진 등을 공유할 수 있어 사업 전환에 어려움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폭스바겐은 일부 공장에서 이스라엘 방공 체계 ‘아이언돔’용 트럭 등의 생산을 맡기로 했다.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셰플러는 지난해 신설한 방산 부문에서 2030년 매출의 10%를 거두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클라우스 로젠펠트 셰플러 최고경영자(CEO)는 “드론 엔진과 장갑차 탑재 시스템, 군용 항공기 부품을 생산 중”이라며 “숙련 인력을 방산 분야로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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