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중국 베이징 시내에서 차로 1시간30분 거리인 이좡 경제기술개발구의 세계 최초 로봇 레스토랑. 중국 정부가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육성을 위해 조성한 로봇산업파크 내 레스토랑에 들어서니 로봇 점원이 손을 흔들며 반겼다.
이 레스토랑은 8일 베이징 경제기술개발구에서 열리는 ‘2025 세계 로봇 콘퍼런스(WRC)’를 기념하기 위해 베이징시가 시범적으로 선보인 레스토랑이다. 레스토랑 입구 앞 안내 데스크에서 예약자명을 확인하는 직원도 여성의 얼굴과 옷차림을 한 로봇이다. 옆에선 로봇 연주자들이 피아노와 드럼을 치면서 흥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로봇 레스토랑 옆 건물에는 베이징 최초 로봇 전문 매장도 문을 열었다. 이 매장은 로봇 판매, 부품 공급, 사후 관리, 정보 피드백 등을 제공한다. 이날 임시 개장한 로봇 매장에 들어서니 산업로봇, 돌봄로봇, 놀이로봇 등 60여 종의 다양한 로봇이 가격표를 붙인 채 전시돼 있다. 유니트리, 유비테크, 애지봇, 갤럭시아AI, 부스터로보틱스 등 중국 로봇 대표주자들이 선보인 제품이다. 가장 작은 탁상용 로봇은 1499위안(약 29만원)이었지만 인간 형태를 한 로봇은 19만5000위안 정도로 가격이 책정됐다. 완전히 살림을 돕거나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는 형태의 로봇은 68만위안 수준이다. 왕이판 베이징이좡로봇과학기술산업발전 부사장 겸 로봇 매장 점장은 “시범적으로 매장을 열었다”며 “일반 소비자가 로봇과 친숙해지고 상용화할 기반을 마련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10회째인 WRC에선 첨단 로봇 100여 종이 처음 공개된다. 4족 보행 로봇과 구조용 로봇, 잔디깎이 로봇 등이 포함된다. 로봇 분야 과학자와 국제기구 대표, 기업가들이 기조연설과 패널 토의 등을 통해 첨단 기술·산업 동향과 응용 사례도 소개한다. 중국 정부는 WRC 개막에 맞춰 로봇 소비 축제도 열고 있다. 징둥몰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로봇을 구입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형태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로봇 상용화를 위해 반려용 및 교육용 로봇 판매를 장려하고 있다. 지난 2일 로봇 소비 축제가 시작된 이후 3일 매출은 2600만위안을 돌파했으며, 로봇 관련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지급된 보조금도 200만위안을 넘었다. 로봇 응용 산업 확대와 소비 진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셈이다.
오는 14일에는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26개 종목으로 세계 최초 로봇 올림픽이 열린다.
베이징=김은정 특파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