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광객 변심에…최악의 '소비절벽' 직면한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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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13 12:00 수정2025.05.13 12:00

中 관광객 변심에…최악의 '소비절벽' 직면한 서울

서울 면세점들이 무너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시내면세점인 동대문점을 7월까지 폐점한다. 무역센터점을 3개 층에서 2개 층으로 축소 운영한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롯데월드타워점의 매장 면적을 30% 줄였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 등이 줄면서 면세점 실적이 곤두박질친 결과다. 면세점의 부진은 서울의 소비절벽을 불러왔다. 소매판매 실적이 역대 최장기인 12분기 연속 감소했다.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지역경제동향'을 보면 서울의 1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2022년 2분기부터 지금까지 12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12분기 연속 감소세는 역대 최장기다.

종전 최장기 소매판매 감소 행진 기록은 네 분기 연속 감소 행진을 기록한 2020년 1~4분기 때였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백화점 면세점 슈퍼마켓 편의점 등의 판매액을 지수화한 것이다.

올 1분기 전국 소매판매 증가율이 0%를 기록하면서 보합을 보인 것과 달리 서울은 감소세를 이어갔다. 서울의 부진은 전국 소매판매에도 직격탄을 날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소매판매가 부진한 것은 면세점 영향이 컸다. 올 1분기 서울 시내 면세점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2.9% 감소했다. 중국인 유커의 증가세에 힘입어 성장을 거듭했던 면세점은 코로나19 직후 부진에 직면했다.

하늘길이 열리면서 한국으로 돌아온 이들 관광객은 면세점보다는 올리브영과 다이소 같은 매장을 주로 찾았다. 쇼핑보다는 한국 문화를 접하는 체험형 관광에 몰리는 추세가 이어졌다. 여기에 면세점의 큰 손이었던 중국 ‘보따리상’인 다이궁도 한국 면세점을 외면하고 있다. 중국에서 ‘궈차오’(國潮·애국주의 소비) 움직임이 확산하면서 한국 상품을 찾는 발길이 뜸해진 것이다.

덩달아 국내 면세점업체들의 구조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롯데·신세계·HDC신라 등 면세점이 나란히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엔 현대면세점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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