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과잉생산' 문제 직시해야"…美 이어 유럽서도 반중정서 퍼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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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20 14:07 수정2025.06.20 14:07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 항구에서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선박에 실리기 전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 항구에서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선박에 실리기 전의 모습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당국이 유럽연합(EU)과의 갈등에서 '과잉생산' 문제를 보다 직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당국이 서방에서 지적하는 과잉생산 문제를 계속해서 강하게 부인한다면 유럽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반중국 정서가 강하게 일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연합은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재고가 덤핑 형태로 유럽시장에 유입돼 산업이 붕괴하고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 산업 현장에선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제품이 유럽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EU측은 중국 당국이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지난 10년간 미국 전역을 휩쓴 반중 정서와 유사한 여론이 유럽에도 퍼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 16~17일 캐나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참석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중국 경제가 둔화하면서 중국은 자국 시장이 흡수할 수 없는 보조금 기반의 과잉 생산으로 글로벌 시장을 범람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어느 나라에서든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이 발생한다면서 이것이 국제무역이 이뤄지는 전제라는 입장이다. 지난해에는 독일의 자동차 수출과 벨기에의 초콜릿 수출을 예로 들기도 했다.

작년 11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집행위원회의 회의에서 중국의 한 외교관은 중국의 과잉생산이 문제라는 대한 주장에 대해 "자국이 소비할 수 있는 만큼만 생산하는 나라는 없다"면서 "우리가 신에너지 분야에서 직면한 과제는 과잉 생산이 아니라 오히려 생산 부족"이라고 반박했다.

컨설팅업체 DGA-올브라이트 스톤브릿지 그룹의 요르크 우트케는 "시진핑이 과잉생산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중국의 과잉생산은 존재하지 않게 된 것"이라면서 "사실 10년 전부터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과잉생산 문제를 우려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과잉생산은 존재하지 않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후 중국 관가와 외교가에서는 과잉생산이라는 언급만 나와도 정색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상황이다.

요르크 우트케는 "지금 워싱턴과 베이징은 '망상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유사하다"면서 "워싱턴에서는 '우리는 최고의 100일을 보냈다'고 말하고, 중국에서 또한 진실을 알만한 사람들조차도 시진핑의 메시지를 앵무새처럼 따라 한다"고 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중국 전기차 과잉생산과 출혈 경쟁이 자칫 부동산 위기의 상징인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에버그란데) 파산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겸임교수인 버트 호프만은 "중국의 과잉생산으로 인한 더 큰 문제는 그로 인해 비효율이 발생한다는 것"이라면서 "전기차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BYD조차도 치열한 가격 경쟁으로 인해 간신히 손익분기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 중국 담당 국장을 지낸 바 있는 그는 "중국 자동차 산업에서는 전체 기업의 3분의 1이 적자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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