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개항 후 4단계 확장해
지난해 여객·화물 '글로벌 톱3'
경쟁에서 밀린 중국·일본공항
터미널·활주로 늘리며 쫓아와
전문가 "5단계 사업 서둘러야"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3위 공항으로 우뚝 선 가운데 중국·일본 등 주변국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2030년 이후 경쟁 공항들의 체급이 잇따라 확대돼 한·중·일 허브 공항 쟁탈전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공항협의회(ACI) 잠정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공항은 국제여객 7355만명, 국제화물 291만t을 처리해 세계 3위에 올랐다. 2001년 3월 개항 후 매출이 연평균 8%씩 증가하면서 네 차례 시설 확장비 18조원 가운데 82%를 자체 조달할 정도로 고신용 우량 공기업으로 성장했다.
김범호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인천공항이 개항 25년 만에 세계적인 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의 동북아시아 허브 공항 정책 지원과 국민 성원, 상주 직원 9만4000여 명의 노고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대한민국 관문으로 국민 편의를 높이고 국가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인천공항이 지금과 같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일본 등 주변국의 추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공항은 2024년 11월 제2여객터미널 확장 등 4단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세계 3위의 여객 처리 기반(1억600만명)을 마련했다. 일본 등 주변국의 환승 수요를 흡수하며 동북아 허브 공항으로 입지를 강화했다.
미국 델타항공이 아시아 허브를 일본 나리타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이전한 것도 이 같은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인천공항이 급부상하는 사이 나리타공항의 국제 여객 처리는 세계 16위로 밀렸고 중국 베이징공항은 62위, 상하이 푸둥공항은 33위에 그쳤다. 나리타공항은 인천공항과 상하이공항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제3활주로 신설, 제2활주로 확장, 신규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설이 완공되면 연간 30만회 수준의 슬롯(항공기 이착륙 횟수)이 50만회로 늘어나 인천공항의 83%에 달하는 수준으로 따라붙는다.
특히 활주로 간격을 넓혀 항공기 3대가 동시에 이착륙할 수 있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천공항은 활주로를 4개 보유하고 있지만 이격 거리가 충분하지 않아 항공기 2대가 동시에 이착륙하는 데 그친다.
중국은 2024년 7월 베이징·상하이·광저우 3곳을 국제 허브로 삼고 7곳을 지역 연결 허브로, 다수 공항(N)을 지역 거점·화물 허브로 확장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이 현실화하면 인천공항 허브화 경쟁력은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중·일 밖 상황도 녹록지 않다. 홍콩공항은 다음달 2터미널 확장 개장을 앞두고 있고, 싱가포르공항은 지난해 제5여객터미널을 착공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두바이 남쪽에 연간 2억6000만명을 처리하는 알막툼국제공항을 건설해 2040년 이후 초대형 허브 공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철웅 고려대 산업경영공학부 교수는 "경쟁에서 뒤처진 공항은 피더 공항(지선 공항)으로 전락해 자국민 장거리 여행 때 불편함이 생긴다"며 "런던 히스로공항이 적기에 인프라스트럭처를 확장하는 데 실패하면서 2010년대 파리 샤를드골공항 등에 주도권을 내준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인천공항 5단계 시설 확장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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