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사무총장, FT 인터뷰에서 “미·영 무역 협정, 최혜국 대우 원칙 위배” 지적
“관세 전쟁은 진정됐지만, 글로벌 무역은 여전히 위기”
“무역 질서 분열되면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 올 수도”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15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과 중국이 관세 휴전에 합의하며 긴장이 완화한 듯하지만, 100%를 넘는 보복 관세를 주고받았던 과정 자체는 세계 경제에 충격을 남겼다고 했다.
그는 “미중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벌어지고, 국가들이 어느 한쪽 편에 줄서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바로 세계 무역의 분열”이라며 “그런 현상이 장기화하면 세계 실질 GDP(국내총생산)가 7%까지 감소할 수 있고, 이는 2008~2009년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충격”이라고 말했다.
오콘조이웨알라는 이달 초 타결된 미국-영국 간 무역협정, 즉 양자 간 관세 협정이 하나의 패턴으로 자리 잡으면 WTO 체계를 지탱하는 최혜국 대우 원칙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그럴 위험이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양자 협상을 진행 중인 WTO 회원국들에게 가능한 한 WTO 규범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협상하라고 권고해 왔다”며 “전 세계 상품 무역의 74%는 여전히 최혜국 대우 원칙에 기반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혜국 대우는 모든 WTO 회원국은 특정 국가에 적용한 관세율을 다른 모든 회원국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거의 모든 품목을 포괄하는 양자 협상은 예외로 두지만, 이번 미-영 무역 협정은 특정 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조정한 것으로 예외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다.
오콘조이웨알라는 기존 질서가 흔들린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왜 미국이 그런 방식으로 움직였는지, 현 체제에서 어떤 부분이 개혁되어야 하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이번 위기를 허투루 넘겨선 안 된다”며 “이 위기에서 얻은 교훈 중 하나는 WTO 회원국들이 체제의 중요성을 깨닫고 있다는 점이다. 예전엔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겼던 시스템이 이제는 없어서 안 될 것임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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