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스틸, 일본 품으로 … 트럼프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사실상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일본제철은 141억달러(약 19조원)를 들여 US스틸 주식 전량을 취득해 완전 자회사로 둘 수 있게 됐다.

이날 US스틸과 일본제철은 공동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양사의 역사적인 파트너십을 승인했다"며 "행정명령과 관련해 미국 정부와 국가안보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미·일 양국 철강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창출하는 힘을 보태고 미·일 간 협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환영 의사를 전했다. 행정명령에는 미국이 제시한 '국가안보협정(NSA)' 체결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둘러싼 안보 우려를 충분히 경감할 수 있다는 논리에 따라 조건 충족을 전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 때 내려진 불허명령을 수정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수 절차는 오는 18일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정부와 일본제철이 맺은 국가안보협정에는 일본제철이 2028년까지 인수금액과 별도로 약 110억달러(약 15조원)를 현지 철강시설 등에 투자한다는 것과 미국 정부가 핵심 경영사항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를 부여받는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황금주는 회사 경영 시 중요사항에 대해 거부권을 지니는 주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정부가 국가안보협정과 황금주를 통해 US스틸에 일정 영향력을 확보하게 된다"고 짚었다.

앞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황금주를 갖는다"며 "대통령이 관리할 것이며 이는 '완전한 통제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거래가 사실상 확정됐지만 황금주와 관련해 요미우리 등 일본 언론들은 중국 업체들이 철강을 과잉 생산해 가격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국가안보협정과 황금주가 경영의 족쇄가 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15일 요미우리신문은 "(US스틸) 구조조정과 생산 재편 등 재건을 위한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는 염려를 불식할 수 없다"고 해설했다.

닛케이는 협상 과정에서 일본제철이 약속한 투자액이 급증한 점 또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일본제철은 2028년까지 US스틸에 110억달러(약 15조원)를 투자하기로 했고, 이후 추가 금액을 합치면 총투자액은 140억달러(약 19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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