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UFC 경량급의 기대주인 ‘피스 오브 마인드’ 박현성(29)이 톱랭커로 올라갈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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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성. 사진=UFC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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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라 타츠로. 사진=UFC |
UFC는 29일 “박현성이 한국시간으로 오는 8월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타이라 vs 박현성’에서 플라이급(56.76kg) 랭킹 6위 타이라 타츠로(16승 1패)와 메인이벤트 경기를 펼친다”고 공식 발표했다.
30년이 넘는 UFC 역사상 아시아 선수끼리 메인 이벤트에서 맞붙는 건 사상 처음이다.
ROAD TO UFC 시즌 1 플라이급 우승자로 통산 10전 전승을 기록 중인 박현성은 당초 오는 10일 같은 장소에서 랭킹 10위 스티브 얼섹(미국)과 맞붙기로 예정돼있었다. 이 매치업도 경기 3주 전 갑작스레 받은 제안이었다.
그런데 갑작스레 상대와 일정이 바뀌었다. 타이라는 이번 대회에서 랭킹 4위 아미르 알바지(이라크)와 싸우기로 돼있었다. 하지만 알바지가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하게 되자 UFC 주최측은 박현성에게 대체 출전을 제안했다.
박현성은 고심 끝에 이를 수락했다. 마침 시차적응을 위해 미리 라스베이거스에 머물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출전이 가능했다. 3주 사이 두 번의 대체 경기 제안을 수락했다.
‘코리안 좀비’ 정찬성 은퇴 이후 2년 만에 한국 선수가 UFC 메인 이벤트를 맡는다. 박현성이 승리하면 단숨에 UFC 플라이급 랭킹 6위로 올라선다. UFC 공식 랭킹에 진입한다면 이 또한 정찬성 은퇴 이후 최초다.
박현성은 경기가 1주일 남은 상태에서 UFC로부터 제안이 오자 고민을 많이 했다. 당장 시차적응과 감량을 할 만한 여유가 충분치 않았다. 하지만 너무 좋은 기회라 그냥 놓칠 수 없었다. 박현성은 “일단 수락했으니까 무조건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며 “다른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UFC 정식 계약 후 3전째에 바로 메인 이벤트 자리를 꿰찼다. 프로 데뷔 후 10연승에 9연속 피니시 승리를 이어가는 등 화끈한 경기력을 보여준 덕분에 이같은 기회가 가능했다.
타이라는 강력한 그래플링을 자랑하는 아시아 최고의 플라이급 파이터다. 지난해 10월 당시 랭킹 1위 브랜든 로이발(미국)에게 스플릿 판정패하기 전까지 16연승(UFC 6연승)을 기록했다. 비록 타격에 밀리며 패했지만 UFC 정상급 경쟁력을 입증했다.
박현성은 타이라에 대해 “그래플링이 뛰어나고, 신체 조건이 좋아 타격도 괜찮다”고 평가했다. 타이라는 키는 170cm로 박현성과 같지만 리치가 178cm로 박현성보다 약 10cm 더 길다. 긴 팔을 이용해 잽과 스트레이트 같은 직선 공격을 잘 구사한다.
커리어 최초 5라운드 경기라는 점도 박현성에게는 부담은 더 크다. UFC에서는 보통 5분 3라운드로 경기를 진행하지만 메인 이벤트는 5분 5라운드다. 체력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박현성은 “메인 이벤트라 5라운드고, 타이라 또한 내가 상대하기 편한 스타일이 아니다”며 “(얼섹전과 비교해) 더 어려운 경기”라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현성은 그 동안 따로 레슬링, 주짓수 코치 밑에서 꾸준히 훈련했다. 일본에선 23세 이하 세계 레슬링 선수권대회 자유형 레슬링(61kg) 금메달리스트이자 UFC 파이터인 나카무라 린야와 특훈을 하기도 했다. 그동안 훈련의 성과를 실전에서 보여줄 때다.
이번 경기에서 이긴다면 곧바로 타이틀 도전을 넘볼 수 있다. 많은 것이 걸려있지만 박현성은 오직 눈 앞에 닥친 경기에만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이기면 기회지만, 지면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에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단지 이번 경기에서 이긴다는 생각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현성은 “갑작스럽게 시합 날짜와 상대가 바뀌었지만 최선을 다해 이기고 돌아오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UFC 파이트 나이트: 타이라 vs 박현성’은 오는 8월 3일 오전 10시 tvN SPORTS와 TVING에서 생중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