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반도체 업황 호조 전망 속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이 부각되며 SK하이닉스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져 이를 한번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치솟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000660)는 전 거래일 대비 5.14% 오른 34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일 30만 4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로 마감한 데 이어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경신을 이어갔다.
최근 오라클이 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업의 폭발적 성장을 공개하며 AI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킨 데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고대역폭메모리(HBM)4 양산체제 구축에 성공하며 기술 경쟁력이 재차 부각되며 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가는 최근 한달 사이에만 25.18% 급등했고, 시총은 한달 전 202조 3850억원에서 253조 3450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집중 매수세가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한달 SK하이닉스를 1조 7050억원 규모로 국내 증시 전체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류영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시장은 하반기부터 관세 영향으로 급격한 수요 감소를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견조한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으로 우호적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내년 공급 증가가 제한적인 만큼 우호적인 상황은 2026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가의 SK하이닉스에 대한 눈높이는 최고 41만원까지 높아졌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시장 규모는 올해 대비 34%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며, HBM4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SK하이닉스가 평균판매단가(ASP) 측면에서 가장 유리할 것”이라며 목표가 41만원을 제시했다.
이에 SK하이닉스 공급망에 투자하는 밸류체인 ETF의 수익률 역시 미국 및 중국 빅테크주를 중심으로 하는 밸류체인 ETF 수익률을 넘어섰다.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의 최근 한달 수익률은 23.17%로, 같은 기간 국내 상장된 밸류체인 ET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 SK하이닉스와 SK하이닉스 사업의 밸류체인 내 성장성이 뛰어난 기업들에 투자하는 UNICORN SK하이닉스밸류체인액티브는 SK하이닉스(24.26%), SK스퀘어(402340)(22.96%), 티씨케이(064760)(4.74%), 테크윙(089030)(4.52%), ISC(095340)(4.26%) 등의 순으로 투자 비중이 높다. 같은 기간 미국 및 중국 빅테크 공급망에 투자하는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는 19.25%, ‘ACE BYD밸류체인액티브’는 17.98% 수준의 수익률을 냈다.
다만 주가가 단기간 증권가의 평균 목표가(34만 3750원)를 넘어설 정도로 급등하면서 주가 하방 요인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온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며칠 간의 주가 상승 강도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라며 “현재 주가에서는 HBM 경쟁 심화 등의 우려를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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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사진=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