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해킹 여파' 번호이동 100만명 육박…KT·LG유플러스 반사이익

1 week ago 12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 인근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지하철역 인근 휴대폰 대리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 여파로 지난달 이동통신시장에서 약 94만명이 번호이동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간 총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93만3509명을 기록했다. 해킹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3월보다 77% 증가한 수준이다. 당시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52만5937명이었다.

통상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50만명 안팎을 유지해 왔다. 최근 단 한 번도 60만명을 넘긴 적이 없었을 정도다. 번호이동 가입자는 지난 1월 49만4530명이었고 2월과 3월은 각각 50만명대에 머물렀다. 하지만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고가 발생한 4월엔 70만명을 기록했고 지난달엔 100만명 가까이 이동통신사를 옮긴 셈이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이후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린 곳은 KT다. SK텔레콤에서 KT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19만6685명. 평소 3만~4만명대에 불과했던 번호이동 가입자 수와 비교하면 약 5~6배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4월 9만5953명으로 대폭 증가한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도 반사이익을 누렸다. 지난달 SK텔레콤 가입자 15만8625명이 LG유플러스로 넘어갔다. 앞선 4월 기준으로는 평소의 약 2배 수준인 8만6500명이 SK텔레콤에서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했다.

알뜰폰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이용자 수는 8만5180명으로 집계됐다. 평소에는 최대 5만명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이와 반대로 KT, LG유플러스, 알뜰폰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한 건수는 각각 1만명대에 머물렀다. SK텔레콤은 판매점 등 일부 유통채널에서만 번호이동·신규 가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해킹 사고가 일어나기 전인 2월과 3월만 해도 KT와 LG유플러스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는 각각 4만명대, 알뜰폰에서 SK텔레콤으로 번호이동하는 가입자는 2만명대 수준이었다.

SK텔레콤은 가입자 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최신 스마트폰 모델에 대한 공시지원금과 기기변경(기변) 지원금을 상향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유심 무상 교체 등 지원책에 따라 신규 가입이 중단됐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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