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희철 감독. /사진=KBL 제공 |
올 시즌 처음으로 10연승 고지를 밟은 서울 SK 나이츠. 평소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사령탑도 이날만큼은 칭찬을 이어갔다.
SK는 23일 오후 7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 2024~2025 KCC 프로농구 4라운드 원정경기에서 83-7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SK는 시즌 전적 25승 6패(승률 0.806)가 되면서 2위 현대모비스와 4.5경기 차로 벌어졌다.
SK에서는 올스타전 MVP 자밀 워니가 개인 최다 타이인 5개의 3점포를 터트리면서 30득점 11바운드 3어시스트로 연승에 기여했다. 여기에 김선형이 특기인 속공을 앞세워 16점을 올려줬고, 안영준은 3점슛 3개를 성공시켜 14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SK는 지난달 29일 KCC전부터 9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올 시즌 2번째였다. 앞서 SK는 지난해 11월 6일 현대모비스전부터 12월 8일 소노전까지 한 차례 기록한 바 있다. 다른 팀은 한 시즌 한 번 하기도 어려운 긴 연승을 2번이나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SK는 들뜨지 않으려고 했다.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전 '오늘 이기면 10연승에, 2위와 4.5경기 차다'는 말에 "다 이겼을 때 이야기다. 기대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전반기를 연승으로 마감했음에도 "브레이크가 있어서 기분이 달라졌다"고 말한 그는 "지난번 9연승과는 다르다. 집중하는 게 다르더라"며 기대감도 드러냈다.
SK 자밀 워니. /사진=KBL 제공 |
SK는 경기 초반부터 장기인 속공을 앞세워 현대모비스를 흔들었다. 비록 에이스 자밀 워니의 2점슛은 지독히도 안 들어갔지만, 뜻밖에도 3점슛이 통하면서 달아났다. 김선형까지 스피드를 발휘하면서 한때 15-2까지 달아났다. 숀 롱이 들어온 현대모비스가 추격에 나섰지만, 전반은 37-32로 SK가 앞섰다.
3쿼터 들어 현대모비스가 한때 41-40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SK에 위기가 찾아왔다. 하지만 SK는 워니가 3쿼터에만 3점슛 3개를 성공시켰고, 안영준까지 가세하면서 10점 차 이상으로 달아났다. SK는 4쿼터에도 상대 실수를 계속 유발시키면서 완벽한 수비를 뽐냈다.
경기 후 전희철 감독은 "수비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1쿼터 스타트와 막판 4쿼터에서 정말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스틸 11개, 턴오버 17개를 만들면서 리바운드에서 졌는데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수비에서 실책을 유도하고, 속공을 뛰면서 스타트를 잘 끊어줬다"고 했다.
"공격에서는 조금 단조로웠다"고 지적한 전 감독. 하지만 10연승을 해낸 선수들이 대견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선수들한테 너무 고맙다"며 "시즌 들어가기 전 과정을 잘 이행해줘서 큰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다. 실행을 잘해주고 있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화를 낼 땐 내고, 잘했다는 말을 잘 안하지만 오늘 이 자리를 빌어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던 전 감독은 "감독으로서도 그 정도 성적 아닐 거라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해내서 대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