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t up or shut up!”[이창수의 영어&뉴스 따라잡기]

3 weeks ago 6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행정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부인 제니퍼 바스케스 수라(왼쪽에서 두 번째)가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이어츠빌=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행정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의 부인 제니퍼 바스케스 수라(왼쪽에서 두 번째)가 항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하이어츠빌=AP 뉴시스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지금 미국에서는 이민자들이 강제 추방 공포(fears of deportation)에 떨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약한 이민자 단속을 본격적으로 집행하기 시작한(The immigration crackdown promised by President Trump gets into full swing) 데 따른 것이다. ‘full swing’은 일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상태를 뜻한다. ‘The presidential campaign is now in full swing’(대통령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처럼 사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학교, 교회 같은 민감 지역에서 이민자 단속 활동을 금지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폐기하고(rescinded a directive issued under Joe Biden),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전국적으로 대규모 불시 단속을 시작했다(launched large-scale raids). 소셜미디어에는 단속이 나온다는 소문이 무성하다(Social media are swamped with rumors about raids). ‘swamp’(늪)를 동사로 써서 be swamped with라고 하면 늪에 빠진 듯 어떤 것이 밀려오거나 쇄도하는 상태를 뜻한다. 일상에선 ‘I am swamped with work/email/meetings’(일/이메일/회의가 치일 정도로 많다)처럼 쓰면 된다.

3월에는 미국 내 합법 체류자인 킬마르 아브레고 가르시아(29)가 행정 실수로 엘살바도르로 추방돼 세코트(CECOT·테러범수용센터)에 수감되는 일도 벌어졌다. 그는 미국 시민권자와 결혼해 세 아이를 둔 아버지다. 가르시아의 변호사는 즉각 법원에 제소했고, 지방법원과 항소법원을 거쳐 대법원은 “가르시아를 신속 송환하라”고 판결했다.

그중 미 공영방송 NPR이 ‘연방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했다(tore into the administration)’고 보도한 제4순회항소법원의 판결문이 인상적이다. ‘tear into’는 ‘The boss tore into him for missing the deadline’(상사는 그가 마감일을 맞추지 못했다고 질책했다)에서처럼 ‘맹비난하다/공격하다/질책하다’는 뜻으로 쓴다.

판결문은 적법 절차(due process)의 문제를 지적했다. 미 행정부가 ‘적법 절차의 흉내도 내지 않고 미국 주민을 외국 교도소에 은닉할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asserting a right to stash away residents of this country in foreign prisons without the semblance of due process)’는 것이다. ‘semblance’는 겉치레/가장을 말하며 ‘without the semblance of’는 ‘∼하는 흉내도 내지 않고’란 뜻의 세련된 표현이다. ‘stash away’는 ‘I always stash away a little cash for emergencies’(난 비상 사태를 대비해 항상 약간의 현금을 비축해 두고 있어)나 ‘She always has some snacks stashed away in her desk drawer’(그녀는 항상 책상 서랍에 간식거리를 숨겨 두고 있지)처럼 비밀 장소에 숨겨 두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법원 명령을 따르지 않고(defy court orders) 있다. 이를 두고 NPR은 트럼프 행정부 사람들이 ‘헌법을 비웃고 있다(are thumbing their nose at the Constitution)’고 묘사했다. ‘thumb one’s nose at’은 코끝에 엄지손가락을 대고 손을 펴서 상대방을 비웃는 동작으로, ‘(법, 절차, 규정 등을) 무시하다’라는 뜻으로 쓴다.

4월 중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엘살바도르 교도소를 방문한 크리스 밴홀렌 메릴랜드주 상원의원은 “이민자라도 적법 절차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면서 “Put up in court or shut up!”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Put up or shut up!’은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이나 증거로 보여주든지, 그러지 않을 거면 입 닥치고 있으라는 표현이다. 패멀라 브라운 CNN 기자는 가르시아 사건을 두고 이민정책에 대한 “대통령 권한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is testing the bounds of executive power)”라고 분석했다. 가르시아와 트럼프 행정부 간 법적 한판 대결(legal showdown)이 어떻게 끝날지 지켜볼 일이다.

이창수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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