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휴전 위반을 둘러싸고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남부 레바논을 포격하는 등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했다. 한편 OPEC+는 증산 계획 연기가 예상되는 회의를 며칠 미뤘다.
2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16달러(0.23%) 상승한 68.8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월 인도분 가격은 배럴당 73.17달러로 0.34달러(0.5%) 올랐다. 미국의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해 거래량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이스라엘군은 휴전 발효 이튿날인 이날 헤즈볼라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레바논 남부에 있는 헤즈볼라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현지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활동을 확인한 뒤 전투기를 동원해 시설을 타격했다"며 "이 시설은 중거리 로켓을 보관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모든 행동을 저지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전날 오전 4시를 기해 60일간의 임시 휴전에 돌입했다. 합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국경에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 북쪽으로 이동해 상호 군사 행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의 긴장은 여전히 고조된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레바논 리타니강 이남 지역에 대한 야간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한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는 다음 달 1일로 예정됐던 회의를 다음 달 5일로 연기했다. 이번 회의에서 내년 1월로 예정된 하루 18만배럴 증산 계획이 추가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로리 존스턴 원자재 시장 분석가는 "이번 회의에서 생산 증대가 발표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수브로 사카르 DBS은행 애널리스트는 "추가 연기는 이미 유가에 대부분 반영됐으며, 핵심은 연기가 한 달일지, 석 달일지, 아니면 더 길어질지 여부"라고 말했다.
세계 석유 생산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OPEC+는 가격 지지를 위해 기존의 생산 감축을 유지하고 있다. 애초 하루 220만배럴 감산을 지난 9월까지만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중국 수요 둔화와 글로벌 공급 과잉 우려로 증산을 계속 미루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감축 연기가 이뤄지면 이는 유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해리 치링귀리언 오닉스캐피탈그룹 연구 책임자는 "중동에서 지정학적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한, OPEC+ 회의 연기로 인해 유가는 제한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