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3분의 1이 죽거나 다쳤으며 대규모 인원이 전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프 바우어르 NATO 군사위원장(네덜란드 해군 대장)은 16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NATO 국방총장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 파병 북한군은 대규모 인원이 전사할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했다. 언어 장벽 문제를 언급하며 “러시아군과 북한군 간 조율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쿠르스크 지역에 파병된 북한군 약 1만1000명 중 3분의 1가량이 다치거나 전사했다”고 했다. 이는 한국 정보당국이 최근 공개한 사상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바우어르 위원장은 “북한을 이런 식으로 참전시킨 건 전략적 실수”라며 “더 이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만의 문제가 아니고, 해결책을 찾는 일은 한층 복잡해졌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고, 러시아도 북한에 (대가로) 무기를 주고 있다”며 “한국뿐 아니라 한반도에 주둔 중인 미국에도 문제”라고 말했다.
중국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북한이 갑자기 전쟁의 ‘플레이어’로 떠올랐다”며 “탄약과 미사일에 이어 병력까지 필요한 러시아는 물론 중국이 이를 가능하게 한 점이 놀랍다”고 했다. 중국이 직접 무기를 대진 않지만 러시아 군산복합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서구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유엔 헌장을 지지한다면서 다른 한쪽에서 전쟁을 부추기는 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이번 국방총장회의에는 NATO 32개 회원국의 군 서열 1위 지휘관이 집결했다. 손정환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공군 중장)을 비롯해 27개 파트너국의 수석 대표도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우크라이나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핵심 안건으로 논의했다.
크리스토퍼 카볼리 미 유럽사령관 겸 NATO 동맹국 최고사령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NATO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회원국의 정치적 의지가 있고 지원에 필요한 구조적 틀도 갖춰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