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협상으로 영업익 배분하는건
투자자-주주 배제돼 불합리 판단
산업장관 “성과급 쟁의대상 아니다
상법 또는 자본시장법 보완 필요”
기업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N% 룰)’을 결정할 때 이사회 의결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상법이나 자본시장법을 개정하는 것을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 최근 노동계의 성과급 요구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영업이익 배분 과정에서 투자자와 주주의 의견이 사실상 배제돼 있는 게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상법을 개정한다면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지급을 이사회 의결 대상에 포함해 기업 이익 배분 과정에 주주 의견을 반영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자본시장법 개정은 성과급 산정 기준과 지급 규모에 대한 공시 의무를 강화하고, 일정 규모 이상 성과급은 이사회 심의를 거치도록 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성과급을 단순 노사 협상 문제가 아닌, 기업의 이익 배분과 주주 권익 문제로 보겠다는 의미다.
노동계의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 요구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계기로 확산됐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부터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반도체(DS)부문 영업이익 10.5% 등을 재원으로 한 성과급 지급에 노사가 합의했다.이후 자동차와 조선 등 다른 업종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이어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앞서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등은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합의가 회사 이익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의 문제인 만큼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하다며 효력정지 가처분과 무효확인 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정부가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는 것도 이런 갈등과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을 하는 투자자 보상은 분명 노조나 경영자와 다르게 보장돼야 하는데, 이런 논의에서 (투자자들이) 참여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성과급이 노동쟁의 대상이 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노동계 입장에서는 어떤 식으로든지 쟁점화시켜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는 명확한 지침이 없는 일종의 법적 공백 상태”라고 노사 갈등이 반복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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