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d Note] 고통의 바닥에서 드러나는 진면목…힘들 때는 잠깐 멈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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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Note] 고통의 바닥에서 드러나는 진면목…힘들 때는 잠깐 멈추기 변시영(상담심리전문가(Ph.D), 외부기고자) 입력 : 2026.08.24 19:30 일이 술술 잘 풀리고 평온한 일상이 지속되면 웬만한 일엔 관대해지고 타인에게 친절도 베풀 수 있다. 하지만 하는 일마다 안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계속 힘든 일들이 쌓여간다면 어떨까. 고통이 지속되면 사람은 지극히 자기 중심적으로 세상을, 관계를, 일상을 해석하고 대처할 수밖에 없다. 힘든 상황을 버티는, 소위 ‘생존’만으로도 에너지가 많이 투입되니, 배려/관대함/헌신성 같은 미덕까지 발휘하려면 남은 소량의 에너지를 쪼개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때 자연스레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나게 된다.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우선순위, 감정을 다루는 방식, 에너지를 충전하는 법,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 등등에 이르기까지, 소위 ‘나이스함’을 걷어낸 그 사람만의 ‘날것다움’이 여러 방면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40대 남성 B차장은 최근 1년간 투병해온 어머니를 떠나보냈다. 그간 아픈 모친을 병간호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B를 더 힘들게 한 것은 여동생과의 갈등이었다. 나름 우애 좋은 남매라 여기며 지낸 관계였다. 그랬던 남매는 모친의 병간호 방식, 연명치료에 대한 입장, 장례 절차 등 모든 지점에서 사사건건 부딪혔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지쳤던지 모친을 잃은 슬픔보다 여동생과 남아있는 감정적 골이 더 힘들다고 토로할 정도였다.B와의 상담은 자연스레 모친에 대한 애도에 이어 여동생에 대한 감정 해소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리고 어느 정도 B가 침착해진 시점이라 여겨졌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면 지나는 과정이 참 고통스러웠지만 차장님대로, 동생은 동생대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도 많이 알게 된 시간이네요.” 잠시 이어진 침묵. 그리고 B는 좀 더 차분해진 목소리로 자신과 동생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자신은 논리적인 걸 중요시해 모친의 치료에 대해서도 냉철히 판단하려 했다면, 동생은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헌신을 다해야 한다는 기대가 컸다는 것, 자신은 힘들 때 혼자 있고 싶어 하지만 여동생은 함께 위로받기를 원했다는 것 등…. 고통 속에 드러난 서로의 의사 결정 방식, 문제 해결 스타일이 달랐음을 인정하고 그 관점에서 다시 서로를 이해해보는 회고였다.힘들 때는 누구든 그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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