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日 오후 8시 20분)
경남 진주의 한 시골 마을에는 55년째 소만 바라보는 '소 사랑꾼' 박순종 씨(75)와 그런 남편에게 서운한 아내 이정숙 씨(70)가 살고 있다. 새벽마다 소 죽을 끓이고 빗질과 산책까지 챙기는 남편은 젊은 시절부터 소를 가족이자 동무로 여겼다.
하지만 소에게만 다정한 남편 모습에 아내는 늘 속이 끓는다. 젊은 시절 1만평 넘는 논밭을 도맡아 일군 아내는 이제 몸이 예전같지 않지만, 남편은 여전히 수익 없는 싸움소만 고집한다. 그래도 해마다 수확한 감이 부부의 '가을 연금'이 되어 위로가 돼 줬는데, 올해는 가을 장마로 작황이 좋지 않다. 설상가상으로 감나무밭에서 도둑 흔적까지 발견되자, 남편은 "큰소리 내지 말라"며 아내를 나무라고, 아내는 참아온 서운함이 결국 터지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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