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권 잠룡 중 하나로 주목받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야권의 잠재적 대권주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인공지능(AI) 토론은 유발 하라리 교수보다 저랑 먼저 하셔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가 지도자를 꿈꾸는 사람이 국내 전문가와 토론을 기피하고, 학생처럼 외국 학자의 말을 경청하는 것을 토론이라 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대표가 오는 22일 하라리 교수와 대담하기로 한 소식을 전하며 “솔직히 뜬금없고 실망스럽다”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5일 이 대표는 K-엔비디아 발언으로 논란이 커지자 국민의힘에 AI 관련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누가 더 AI를 잘 이해하는지 논쟁해보자고 해서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과 장소도 이 대표에게 일임했지만, 이후 아무런 답이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하라리 교수와의 대담 소식이 들려왔다”며 “만약 문화체육관광부가 APEC 정상회의 준비 차 하라리 교수를 초청한 것이면 국민 세금이 투입된 것인데, 야당 대표가 자신의 홍보 행사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안 의원은 “본인이 먼저 제안한 공개토론을 꽁무니를 빼고 세계적인 석학과의 대담을 택한 것은, 총을 맞고도 피를 흘리면서도 ‘파이트(Fight)’를 외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비되며 부산에서 목을 긁힌 뒤 죽은 듯이 누워있는 이 대표의 모습과 너무도 유사한 행동”이라며 “그 정도로 구차하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또 “물론 저와의 토론이 부담스러울 수는 있다”며 “하지만 180석 거대 야당의 대표라면 스스로 던진 토론 제안을 책임지는 것이 맞다. 아마 K-엔비디아 발언으로 당한 망신을 하라리 교수와의 대담으로 만회하고 싶은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AI 전문가가 되려면 세계적 석학의 이름값을 빌리기보다, 국내 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또 이번 대담이 오는 26일 공직선거법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관심을 돌리기 위함은 아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