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이 너무 미국 팝 같아졌다”…세븐틴 버논의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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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 곽현수 기자] “K팝이 점점 K팝보다 미국 팝처럼 들린다.”세계 음악시장의 변방에서 주류로 올라선 K팝이 뜻밖의 질문과 마주했다. 세계인이 듣기 편한 음악으로 변할수록 정작 ‘K팝다운 소리’는 옅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그룹 세븐틴의 버논은 최근 미국 ‘할리우드 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K팝 프로듀서들이 미국 음악의 사운드를 가져와 자신들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면 이제는 그 경계가 흐려져 “K팝과 팝을 구분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 역시 2000년대와 2010년대 초반 K팝을 다시 찾게 된다고 했다.버논의 이 같은 문제 제기는 최근 K팝 제작 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시장 공략이 K팝의 핵심 과제가 되면서 영어 가사 사용은 더 이상 특별한 선택이 아니게 됐다. 국내 작곡가가 곡 전체를 만드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국·유럽 등 해외 작곡가와 프로듀서가 K팝 앨범 제작에 참여하는 것도 자연스러워졌다.여러 작곡가와 프로듀서가 한자리에 모여 곡을 만드는 ‘송캠프’도 주요 기획사의 보편적인 곡 제작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K팝 음반 크레디트에서 국적이 다른 여러 창작자의 이름이 나란히 오르는 것은 이미 K팝은 국경을 넘나드는 공동 제작물이 되었음을 뜻한다. 음악 자체도 세계 팝 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저지 클럽과 드럼앤베이스, 아프로비츠, 하이퍼팝 등 해외에서 먼저 부상한 장르와 사운드를 빠르게 받아들여 K팝에 녹여내는 식이다. 이런 변화를 거치며 K팝은 이른바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까워졌다. 한국어를 모르는 청취자의 진입 장벽은 낮아졌고, K팝 가수들이 미국 팝스타들과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도 이제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한강의 기적’이 압축 성장의 상징이었다면 K팝의 지난 20년도 그에 못지않은 질주였다. 아시아를 넘어 미국과 유럽까지 무대를 넓히며 세계 팝의 문법을 누구보다 빠르게 익혔다. 그 결과 K팝은 주류 시장의 한복판까지 들어섰다. 그러나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일까. 세계와 가까워진 만큼, K팝만의 색을 어떻게 지켜낼지는 이제 또 다른 과제가 됐다.곽현수 기자 hskwak84@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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