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자율주행, 팬덤을 설계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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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머스크 전도사를 뜻하는 ‘에반젤리스트’는 어원상 ‘좋은 소식을 전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중요한 점은 전하려는 내용이 상대방에게 가치 있고 뛰어나야 한다는 사실이다.기업 경영에 에반젤리스트 개념이 도입된 때는 1980년대다. 1983년 애플의 마이크 머레이는 ‘소프트웨어 에반젤리스트’라는 명칭을 사용하며 기술 개발자들을 끌어모았다. 협업하는 개발자가 늘면서 애플 고유의 소프트웨어 팬덤 문화가 형성됐다. 이후 가이 가와사키는 에반젤리스트를 기업 내 핵심 직무로 정립했다. 그는 ‘세상을 바꾸는 기술’이라는 비전으로 개발자를 설득했고, 매킨토시는 종교적 추앙에 가까운 강력한 팬덤을 확보했다.자동차 산업에서 대표적인 에반젤리스트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다. 테슬라는 전통적인 광고나 마케팅 없이 소프트웨어 중심의 혁신을 전파하며 팬덤 마케팅을 성공시켰다. 일론 머스크는 단순한 순수전기차(BEV) 판매를 넘어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담론을 제시한다. 소비자들에게 테슬라 구매를 미래를 앞당기는 여정에 동참하는 행위로 인식시킨다.특히 자동차를 ‘바퀴 달린 컴퓨터’로 정의하며 기존 내연기관 기업과 차별화했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차량 성능이 꾸준히 진화하는 경험을 제공하자 테슬라 팬덤 문화는 더욱 견고해졌다. 차주들이 자발적으로 테슬라의 기술력을 전파하는 에반젤리스트 역할을 자처하는 배경이다.강력한 기술 팬덤은 중고차 시장의 가치 산정 공식도 바꿨다. 최근 국내 중고 전기차 시장에서 미국산 테슬라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적용 대상이 미국산 수입 차량에 집중되어 있어서다. 소비자들은 FSD라는 최신 소프트웨어 경험을 누리기 위해 적용 가능한 하드웨어(차량)를 찾아 나선다. FSD 베타 버전을 테슬라 추종층에게 먼저 제공해 경험을 확산하도록 유도한 치밀한 전파 전략이 가져온 결과다.자율주행 지능이 고도화될수록 기술 팬덤 현상은 한층 심화한다. 외형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 지능의 고도화 수준이 소비자를 강력하게 유인한다. 감화된 소비자들은 자발적 에반젤리스트로 변신해 다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한다. 이러한 선순환 구조가 반복될수록 기술 팬덤을 확보하지 못한 경쟁사의 어려움은 커질 수밖에 없다.한국 자동차 산업도 이제 ‘기술 팬덤’을 구축해야 한다. 기술적 이해도가 높은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전략을 추진해 한국형 풀뿌리 에반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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