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K뷰티’가 아닌 ‘글로벌 뷰티’ 기업이라 불러야 할 것 같다. 글로벌 메가 브랜드 메디큐브를 키워낸 에이피알 얘기다. 순수 뷰티 기업만 놓고 보면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역사가 깊은 ‘뷰티 공룡’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커졌다. 올해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재차 경신하며 연 매출 2조 원 시대를 예고했다.
해외 매출 90% 육박
에이피알은 7일 올해 1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이 5934억 원, 영업이익은 152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모두 분기 기준 창사 이래 최대치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은 각각 123.0%, 173.7%이다.
미국을 포함한 해외 시장 매출이 처음으로 5000억 원을 넘어섰다. 전년 동기 대비 179.9% 늘어난 5281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새 18.1%포인트 올라 89.0%까지 높아졌다.
미국 매출이 248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41.9%를 차지한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5.0%에 달한다. 일본 매출은 100.8% 증가한 589억 원이다. 아마존(미국), 큐텐·라쿠텐(일본) 등 온라인 채널을 통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미 시장조사업체 나비고 마케팅에 따르면 올 1분기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에이피알의 브랜드 점유율은 14.1%로 1위에 올랐다.
이외 기타 지역 매출 역시 601억 원으로, 216.1% 불어났다.
부문별로 보면 화장품·뷰티 부문 매출이 174.3% 증가한 4526억 원이다. 주력 브랜드인 메디큐브의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다.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뷰티 디바이스 매출도 46.0% 늘어난 1327억 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매출 2조’ 시대 코앞
올해 남은 기간 1분기와 같은 성장세가 유지되면 연 매출 2조 원 시대가 열리게 된다. 지난해 1조5273억 원으로 1조 원 고지를 넘은 데 이어 1년 만의 고속 성장이다.
현재와 같은 성장 속도는 유지될 거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온라인과 함께 오프라인 채널 확장이 본격화될 예정이어서다. 메디큐브는 오는 2분기부터 얼타뷰티 외 코스트코, 월마트 등 미국 대형 유통업체에 순차적으로 입점된다.
유럽에서의 성장세도 예고돼 있다. 에이피알은 지난 3월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17개국 세포라 온·오프라인 채널에 메디큐브를 런칭했다. 인구가 약 15억 명에 달하는 인도의 최대 뷰티·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나이카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하면 연간 매출 2조원 후반대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퀀텀 점프 이어갈 것”
1분기 실적이 뷰티 업계에선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4분기를 뛰어넘은 건 성장 체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시장 예상(매출 예상치 5934억 원, 영업이익 예상치 1523억 원)을 뛰어넘은 수치이기도 하다.
에이피알의 시가총액은 작년 8월 아모레퍼시픽을 뛰어넘은 뒤 상승세를 거듭해 약 15조 원까지 불어났다. 전날 기준 뷰티 제품만을 취급하는 기업 중에선 로레알(1995억유로·약 340조 원), 에스티로더(314억달러·약 45조 원)에 이어 세 번째로 크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기존 시장에서의 성공이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하며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플라이휠’(flywheel) 효과가 발휘되고 있다”며 “신규 시장 진출과 유통 채널 다각화로 지속적인 외형 성장을 도모하는 한편 시장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도 적극 출시해 퀀텀 점프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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