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일 제2회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자 6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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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선수 부문에는 故 유상철을 비롯해 김병지, 김주성, 데얀이 선정됐다.
유상철은 1994년 현대 호랑이(현 울산HD)에서 프로 데뷔해 수비, 미드필더, 공격을 모두 소화했던 전천후 멀티 플레이어였다. 1998년에는 K리그 득점왕에 올랐고 김주성에 이어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 각각 세 포지션에서 모두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유상철은 K리그 통산 144경기에서 38골 9도움을 기록했고 이후 일본 J리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갔다. 2005년 다시 울산으로 복귀해 이듬해 현역에서 은퇴했다.
은퇴 후에는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감독을 맡아 지도자로서 제2의 축구 인생을 이어갔다. 특히 인천 사령탑 시절에는 암 투병 중에도 끝까지 현장을 지키며 많은 울림을 남겼다. 유상철은 2021년 영면 후에도 한국 축구계의 상징적인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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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유상철.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김병지는 1992년 현대 호랑이에서 데뷔 후 24년간 K리그에서 활약한 레전드 골키퍼다. 컵대회를 포함해 K리그 통산 708경기에 출전해 무실점 경기 229회를 기록했다. 또 골키퍼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현역 시절 3골을 넣으며 ‘골 넣는 골키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울산(1996· 1998년), 포항 스틸러스(2005년), FC서울(2007년) 소속으로 K리그 베스트 일레븐에 총 4회 선정됐다. 김병지는 철저한 자기관리와 강한 정신력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K리그 무대를 지켰으며, 경기장 안팎에서 한국 축구의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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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김주성은 1987년 대우 로얄즈(현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 무대에 데뷔해 화려한 기술과 강인한 체력을 바탕으로 ‘야생마’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K리그 통산 255경기에서 35골 17도움을 기록했고 K리그 최초로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 각각 세 개 포지션에서 모두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다.
김주성은 1987년 데뷔 시즌 베스트 일레븐 공격수 부문 선정을 시작으로 1991년 미드필더 부문에 뽑혔고 1996년과 1997년, 1999년에는 수비수 부문에서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렸다. 1997년 시즌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했고 부산 대우와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국내외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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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데얀은 외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07년 인천을 통해 K리그에 입성한 데얀은 이후 서울, 수원 삼성, 대구FC 등 K리그에서만 총 12년간 활약했다.
데얀은 K리그 통산(리그컵 포함) 380경기 198골 48도움을 기록하며 최전방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냈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 연속 공격수 부문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됐고, 2012년에는 K리그 MVP와 득점왕을 동시에 수상하기도 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K리그 최고 골잡이 데얀은 이동국(228골)에 이어 K리그 통산 득점 2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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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지도자 부문과 공헌자 부문에는 각각 김호 전 감독과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 회장이 선정됐다.
김 전 감독은 현대 호랑이(1988~1990년), 수원 삼성(1995~2003년), 대전(2007~2009년)을 지휘하며 K리그 통산(리그컵 포함) 208승 154무 181패를 기록했다. 김 전 감독의 208승은 최강희 감독(229승)과 김정남 감독(210승)에 이어 다승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김 전 감독은 1995년 수원 삼성의 초대 사령탑으로 부임해 신생팀 수원 삼성을 리그 최강팀으로 만들었다. 1998년과 1999년 K리그 2연패를 달성했고, 2000~01시즌과 2001~02시즌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현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이뤄냈다.
2002년에는 대한축구협회(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이끌며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휩쓸었다. 김 전 감독은 뛰어난 전술과 폭넓은 축구 시야를 바탕으로 수원 삼성을 K리그 명문 구단으로 자리 잡게 했으며, 수많은 스타 선수를 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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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전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정 명예회장은 프로축구연맹이 창설된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연맹의 초대 및 제2대 회장을 역임했다. 재임 중 K리그는 타이틀 스폰서 제도 도입, 전북 현대, 전남, 수원, 대전의 창단을 통한 10개 구단 체제로의 확대하고 지역 연고제 정착 등 여러 발전을 이뤘다.
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축구협회장으로 재임하며 2002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 월드컵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2002 월드컵 열기는 K리그 흥행으로 이어졌고, 전국 10개 도시에 건설된 월드컵경기장들은 이후 K리그 구단의 홈구장으로 활용되는 등 인프라 발전과 인식 제고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 명예회장 FIFA 부회장 및 집행위원으로도 활동하며 국제 축구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였다. 연맹은 K리그와 한국 축구의 체계화를 견인한 정 명예회장의 업적을 기려 K리그 명예의 전당 공헌자 부문에 헌액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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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 사진=대한축구협회 |
연맹은 9월 중 K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식을 열고 헌액자들을 초청해 트로피와 헌액 증서를 수여할 계획이다. 이후 관련 구단 홈경기 초청 등 행사를 포함해 기념 영상 제작, 온라인 기념관 헌액 등 연중 이벤트를 통해 헌액자들의 업적을 알리고 기념할 예정이다.
K리그 명예의 전당은 2023년 K리그 출범 40주년을 맞아 한국 프로축구를 빛낸 인물들의 공헌을 기리고 그들의 발자취를 K리그 역사 속에 남기기 위해 설립됐다. 2023년 초대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는 선수 부문에 최순호, 홍명보, 신태용, 이동국이 선정됐고 지도자 부문에 김정남 전 감독, 공헌자 부문에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이름을 올린 바 있다.